여기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일본의 초기 경전번역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다. 다카쿠스준지로(高楠順次朗)가 1935년 빠알리 원전, 즉 국역 남전대장경의 간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목적은 4가지 사항에 있다고 천명을 했었는데 그 내용 중 하나가 종래 초기 불교인 남방 테라와다 불교를 소승불교라 비방해온 잘못을 바로 잡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앞장에서 충분히 공감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서도 1956년 전체 회의에서 소승불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결의 했다. 이는 분명하게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한국의 소위 대승불교는 어떠한가? 아직도 자신들은 Mahayana(마하야나) 즉 대승(大乘)인 큰수레로, 남방불교(초기불교인 테라와다불교)를 Hinayana(히나야나) 즉 소승(小乘)으로 비하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왜곡된 지식이 한번 고착화 되면 그 병을 고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이에 대해 서기 617년에 태어나 686년에 열반하신 원효스님의 한 말씀을 참고하면 “붕새(鵬)가 청운(靑雲)에 날아오르면 산악의 나지막함을 알게 되고 하백(河伯)이 개천을 떠나 바다에 당도하니 정작 개천에 비좁함을 부끄럽게 여긴다.”라고 했다. (대승과 소승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불교는 깨달음의 과학> 황경환 지음 제071요담에서 상세하게 밝혀놓았다. 관심이 있는 분은 참고 바람)다음으로 동양권에서는 일본보다는 빠알리 삼장(경, 율, 론) 한글번역의 시작이 70년 내지는 80년 정도 늦었기는 했지만 다행히 빠알리 성전협회 전재성 회장의 독보적 빠알리 삼장에 대한 한글 번역과, 초기불전연구원이 2002년부터 빠알리 삼장의 본격적인 번역에 힘입어 지금은 [장부, 중부, 상응부, 증지부] 경전과 율장은 두 Society에서 모두 완역, 나머지 소부경전 15권과, 그리고 논장에 대한 완역 불사의 마무리가 아무리 늦어도 5년 이내에는 완전히 끝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한국 불교 1600년 역사에 바르게 불교를 이해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되며, 이것은 또한 대한민국의 국익융성과 우리 국민들의 삶에 가치를 새롭게 밝혀줄 큰 횃불로 승화 될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그래서 초기불전연구원의 각묵법사스님께서는 왜 초기불교(테라와다)인가? 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 이유를 5가지로 설명하고 있다.첫째, 초기불교는 불교의 근본 뿌리이고 표준이다.둘째, 초기불교는 합리성과 논리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셋째, 초기불교의 매개인 빠알리어가 한글의 언어체계와 같다.넷째, 초기불교는 초기불교경전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주석서가 있다.다섯째, 초기불교는 불교의 발판이 된다.이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말씀이고, 나는 여기에 대해 한마디 더 부연을 한다면, 여섯째, 초기불교는 ‘깨달음의 과학’이라고 말한다.이제 한국불교도 그 동안 고오타마의 가르침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중국문화가 만들어 놓은 중국불교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천착해버린 결과가 오늘날 부처님 근본가르침인 초기불교의 참뜻을 알지 못하고 허황되고 부질없는 믿음에 불모가 되어 자신들의 소중한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지나 않는지 철저히 점검해 볼 일이다.독일의 철학자 니체(1844-1900) 그는 “믿음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실의 적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니체의 그러한 사상을 무척이나 존경한다. 이는 맹신주의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사자후일 뿐만 아니라, 고오타마 붓다가 내말을 믿지 말라, 그리고 의심도 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보라는 문사수(聞思修)의 정신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래서 불교는 믿음의 종교가 아닌 ‘법(法)의 실천을 통한 깨달음의 종교’라는 사실을 불기2565년 부처님오신날에 다시 한 번 인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