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권 대학 신입생 모집은 학령인구 감소가 어떤 피해를 주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 준 사례로 기록됐다. 대구권 4년제·전문대 14개교에서 일부 학과를 제외한 상당 수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추가모집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교는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심지어 경북 경산에 있는 한 대학은 3차 추가모집에도 수백여명에 달하는 학생이 미달돼 학교 구성원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고, 대구권 대학들은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국책사업을 따내는 등 무던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서울·수도권 대학에 눈길을 돌린 지역 수험생들을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학년도 정시에서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1대 1, 그러나 지방대는 고작 2%를 밑돌았다. 대구권 대학 평균만 따져봐도 3%에 못미쳐 사실상 3개 대학 중 한 곳은 합격할 수 있는 `원서만 내면 합격`이 현실이 됐다. 이런 양상은 정시만이 아닌 수시와 추가모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물론, 서울·수도권 대학이라고 해서 안정권에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만큼 학령인구 감소는 분명 서울·수도권 대학에도 위기로 자리잡을 것이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제라도 교육당국이 나서야 한다.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단순히 대학의 역량만으로 해결하도록 놔두면 결국 지방대는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대학이 폐교가 되면 단순히 폐교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 몸담은 수많은 구성원이 실업자가 되는 것은 물론, 지역 상권도 모조리 무너지게 된다. 나아가 지역의 경제도 크나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나서 서울·수도권 대학의 몸집 줄이기와 지방대의 역량 강화가 동등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가 앞으로도 예고돼 있는 만큼 이제는 서울·수도권 대학과 지방대가 양보와 협력을 거듭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