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를 지닌 A씨는 지난 1월 오랫동안 바라왔던 대구의 한 국민임대아파트에 선정됐다. 자립생활의 꿈을 가졌던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찾아간 뒤 크게 실망했다. A씨가 입주하는 단지의 욕실은 바닥과 벽, 천장, 내부 설비가 일체형으로 설계돼 있어 A씨가 생활하기에 적합한 주택으로 개조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A씨로서는 입주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이에 사단법인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사람센터)가 A씨의 소식을 접하고 LH 대구경북본부를 찾아 관련 문제에 대해 건의하고 LH 측에 임대 단지 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요청했다.사람센터는 "현재 LH에서 기준하고 있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기준이 A씨와 같은 중증장애인의 몸에 맞게 주택을 개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욕실이 일체형으로 설계된 경우에는 더욱 샤워시설, 안전손잡이 등을 장애인 입주민 사정에 맞게 변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공공임대아파트가 장애인의 몸에 맞지 않게 지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장애인의 자립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집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추세에 꼭 개선돼야할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LH대경본부는 "내부 검토를 통해 본사에서 시행 중인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기준 개선을 건의한 상태"라며 "A씨와 유사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지역 장애인 입주민 10세대에 대해서도 사전에 입주민의 다양한 상황에 맞게 편의시설을 설치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