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간에서 `그 친구는 외양(外樣)보다 통 큰 사람이지`, 또는 `국민들은 좀 더 통 큰 정치를 바라고 있어` 라는 통이 포함된 말을 간혹 듣거나 하기도 한다. 　 이 통이라는 낱자를 듣게 되면 먼저 용기가 떠오른다, 용기는 물건을 담는 데 쓰이는 그릇이다. 통(桶)이란 글자가 목(木)과 용(甬)이 만나서 통(桶)자가 된 것을 보면, 그 때는 통을 만들 때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 만들었던 같다. 　 통은 어떤 물건을 담는가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먹을 담으면 먹통이 되고, 기름을 담으면 기름통,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 휴지를 담으면 휴지통, 붓이나 필기구를 담으면 필통이 되고, 담배설대 아래에 맞추어 담배를 담으면 담배통이라 이른다. 　 물을 담으면 물통, 똥을 담으면 똥통, 벌통에서 떠낸 꿀을 모아 담으면 꿀통, 후추를 담는 후추통, 물을 긷는데 쓰는 통을 질통이라 칭한다. 그 외에도 절구통, 머리 둘레를 속되게 부르는 말인 대갈통, 설거지통, 개수통, 젖통, 전통, 거름을 퍼 나르는데 쓰는 거름통 등이 있다. 　 통과 관련된 말에는 `통 말이 없다`, `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이 왜 그렇게 통이 작아` `그 사람은 드럼통 같아` 등이 있다. 통이라는 말이 가진 의미는 다양하다. 신장이 작고 뚱뚱한 사람을 놀림조로 `드럼통 같다`라고 이른다. 이때의 통은 부피와 관련된 외양을 지칭한다. 바짓가랑이나 소매 따위의 속 넓이 및 허리나 다리 따위의 굵기나 둘레에, 혹은 사람의 도량이나 씀씀이에도 통이 쓰인다, 　 안 쪼개진 나무를 통나무라 칭한다. 노자는 소박함이 흩어지면 쓰이는 그릇처럼 되어(樸散則爲器) 성인이 그를 써서 관청의 우두머리로 삼는다(聖人用之則爲長官). 그러므로 위대한 제작은 쪼개서 흩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故大制不割) 하였다.　 소박함을 잃고 보면 남에게 쓰임을 당하는 한낱 그릇 같은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제불할(大制不割)이라 하여 통 큰 정치는 불할(不割)의 통나무와 같은 통합정치를 의미하는 것 같다.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바이든도 분열된 미국 사회의 통합을 시급한 국정과제로 인식하고, 보수와 진보, 인종차별,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갈라진 미국인의 상처 난 마음을 위무하고 회복하여 전진하는 미국으로 발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것 역시 대제불할의 통 큰 정치를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미국의 새 날이 시작되었다(It`s a new day in America)`라는 말이 희망을 갖게 하는 감동을 준다. 　 카리스마 밑에 시달린 국민은 비카리스마의 지도자를 원하게 되고, 비카리스마의 느슨한 통치 스타일에 염증을 느낀 피지배자는 다시 카리스마를 원하게 된다는 순환기대가 대체로 반복된다고 하였듯이 분할과 불할 역시 유사한 순환심리라 생각된다.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한 가지만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릇은 용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그 기준에 초과되는 양을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융통 없는 사람이 군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융통성은 금전, 물품 따위를 돌려쓸 수 있는 성질, 그때그때의 사정과 형편을 보아 일을 처리하는 재주 또는 일의 형편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하는 재주를 뜻하고 있다.　 융통성을 발휘하면 좋을 때이지만 앞과 뒤가 철벽같이 막혀서 융통성의 융자도 말하지 말라는 상종하기 어려운 사람을 대하게 되면 참으로 속이 답답하다고 한다. 똥통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 큰 사람은 나중에야 어떻게 되더라도 시원하게 일을 처리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불통 보다는 소통이 좋고, 소통 보다는 대통(大通)이 더욱 좋다. 대통은 어떤 일이나 운수가 크게 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지원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하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차이 나는 견해가 발설되고 있다. 국자재정이 어떻게 운용되는가는 민복에 끼치는 영향이 차별화된다. `국민의 통`은 아무것이나 마음대로 담는 통이 아닌 `국민불기(國民不器)`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소박한 국민들은 아마도 대제불할의 통합적인 보민(保民)정치를 바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