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집에서만 거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보면 정말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　 지난 일요일 오후 집사람이 오늘 날씨도 많이 풀렸는데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보문호숫가에 가서 바람이나 좀 쏘이고 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기에 단단히 챙겨 입고 함께 나섰다.　 보문호 주변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주차장은 만 차 상태라 간신히 귀가하는 차가 있어 주차를 하고 언덕길 에 들어섰는데 두 세 사람 또는 가족들과 함께 둘레 길을 걷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지 않은가.　 생각지도 않았는데, 호수에는 만수가 되어 출렁이고 제법 봄바람 같은 훈풍이 얼굴에 닿고. 벌써 봄 내 음이 풍겨, 바람에 일렁이는 수양버드나무 가지 색깔마저 초춘의 분위를 연출하고 있지 않은가. 덕동 호의 물을 내려 가득 채운 줄 알았는데, 커피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 말씀이 형산강의 물을 끌어올린 거라고 해서 무릎을 칠 수밖에. 　 거슬러 올라가면 보문호가 출렁이는 것은 이원식 시장 재직시 아이디어다. 이 시장께서는 가뭄대책을 고심 끝에 형산강 물을 펌 핑해서 보문 호까지 끌어올리기로 결단을 내리고 난공사를 극복하고 성공한 케이스다.　 그 당시 모터로는 보문 호까지는 너무 먼 거리라서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충분히 펌 핑되어 성공했다는 소리를 필자가 들은 바 있기에, 그렇다면 작은 가뭄에도 보문 호에 물이 줄어 많은 날을 흉한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었을 때도 하늘에서 비를 좀 내려주기만을 기다렸을 뿐이지, 어느 누구도 그 생각을 못했단 말인가?　 필자는 그때의 펌 핑 시설은 너무 오래되어 이미 폐기된 상태라서 무용지물이 된 것으로 지금까지도 여겨 왔으나 늦게나마 주낙영 시장께서 최근에 이를 확인, 재가동하여 만수로 가득 채워놓아 생기가 넘쳐나는 멋진 호수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질 않은가. 정말 보문호수는 산책에 기가 막히는 코스가 됐다. 입추의 바람은 잔잔한 호수를 수놓아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때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는가. 그 당시는 왜 물고기들의 떼죽음을 보고만 있었을까. 　 보문호의 수위가 낮아 몰골을 드러내고 있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마음 졸였던 많은 시민들이 이제는 보문에서 북천까지 사계절 내내 물이 흘러내리는 살아있는 강을 만끽한다. 시민들에게는 정말 기쁜 소식이다.　 필자가 스위스 여행 시 융플라우 아래 인터라겐 호수에 가득 찬 맑은 물이 주변의 경치를 얼마나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음을 본 그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누구나 말라버린 호수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는 사계절 물이 출렁대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보문 국제 관광단지 아래 북천에도 강물이 흘러 내려 물고기가 뛰는 살아 숨 쉬는 고도경주의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밤낮 없이 애쓰는 시장께 찬사를 보낸다.  　 물론 늘 푸른 강을 구경하려면 형산강 물을 역류시켜야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좀 부담이 되겠지만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강산을 물려주기 위해 오래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