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만물을 만드신 창조자의 특혜로, 손을 가진 영묘한 우두머리라 한다. 그래서 수많은 동물 중에서 뛰어난 지혜를 구사하는 예지적인 것은 `손`을 사용함으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손은 연장(기구) 중의 최승이다.　 세상에 손처럼 묘한 것은 찾기 어렵다. 짐승에 있어서는 앞발에 속하지만, 인간은 직립동물이다. 직립은 똑바로 서서 꼿꼿하게 바로 활동하는 기능을 가졌다. 이 앞발이 손이 된 것이다. 한가로운 이 앞발을 그냥 놀려 둘 수 없다는 점에서 인간들은 그 손을 가지고 활용도를 높이고 작동시킴으로 인간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손은 사랑의 상징이기도 하고 손을 잘못 저질러 화를 입기도 한다. 귀여운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애정을 표시하기도 하고, 친구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것은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다. 결혼식에 서로의 배필을 만나 손을 잡고 서약반지를 끼워주는 것도 손만이 하는 사랑의 징표다.　 그러나 반드시 좋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 보면 사람을 죽이는 악당들의 손은 무서운 공포감과 동물적인 비정감을 주는 것도 역시 손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사랑하는 `데스디모나`를 애무하던 오셀로의 손은, 또한 그녀의 몸을 죽이던 피의 손이기도 하다. 그러나 손의 활용으로 인간에게는 너무나 유익한 점이 많다. 　 철학자 안병욱 교수의 `행복의 미학`에 보면, 손의 천재는 발과 비교할 때 더욱 뛰어나게 드러난다. 사람은 손에 의해서 대표성을 띈다. 사람이 부족한 경우에 우리는 `손`이 모자란다고 한다. 어떤 일에 능숙한 사람을 우리는 그들을 `선수`라고 한다. 선수란 `뽑혀진 손`이라는 뜻이다. 손이 사람을 대표한다. 야구경기에 포지션마다 선택된 사람의 자리에, 투수, 포수, 내야수, 외야수하는 것도 대표적 인물이다.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거나 여러 가지 물건을 잘 만드는 사람을 목수라 하고, 불 끄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소방수, 그밖에 운전수 등이 있다.　 반드시 노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지 내 마음대로 될 때에 그 일은 내 `수중`에 있다하며 어떤 일과 관계를 끊을 때 우리는 그 일에 손을 뗀다는 말을 쓴다. 그리고 일처리에 재주가 탁월하면 수완이 좋다고 하고, 수예나 수공이니 하는 말은 손의 창조적 재능을 표시하는 말이다.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을 조인(助人)이라 하지 않고, 조수라고 한다. 도와주는 손이란 뜻이다.　 손이 맞다는 말은 함께 일을 할 때 생각·방법 등이 서로 맞다는 뜻이고, 손이 크다는 것은 씀씀이가 후하고 잘 베푼다는 것이다. 손에 잡힌다는 것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어 일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 사건은 내 손에 달렸다는 말은 어떤 사람에게 매이거나 의존하여 좌우되어 판결난다는 뜻이다. 손을 끊다는 말은 버릇처럼 되어오던 것을 그만 둔다는 의미이다.　 많은 속담이나, 격언 가운데 선한 일이나 많은 재산을 기부하는 일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 손버릇이 나쁘다는 것은 부정한 짓을 거듭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손이 차면 마음이 따뜻한 법이다`는 잘못된 것 같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섬섬옥수라 하여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을 가리키고, `수상수하간`이란 손윗사람이든, 손아랫사람이든 간에 누구든지란 것이고, 솜씨를 수단이라고 하고, 손짓으로 말하는 것을 수화라 한다. 　 건강을 유지하고 세균침입을 막으려면 손을 자주 씻어라 한다. 오늘은 손을 씻으면서 잊혀져 갔던 애모의 정이 사모친다. 결코 한 손으로는 자기 손을 씻을 수 없다. 반드시 상대편 손만 씻을 수 있다, 여기에서도 봉사의 기능이 나타난다. 손을 씻을 때 자기 쪽은 포기하고 상대 쪽만 잘 씻기를 바라는 마음. 나는 그대의 예쁜 손이 거칠다고 하지만 사람의 거친 손은 세월의 이력서이고, 거친 마디는 세월의 나이테, 생의 그림자며 삶의 흔적이다. 노동으로 굳은 살 박힌 손에 복이 있다. 첫사랑도 손잡이에서 시작한다. 이웃과 불운한 자에게 손은 사랑과 화합의 신호다. 서로 손을 잡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