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자녀들을 낳아 고이 기르면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들의 성장·발달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 하며, 자녀들도 부모의 따듯한 사랑을 받고 부모와 함께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유치원시기부터 자녀를 교육시키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부정적 정서갈등이 일어나서 차츰 냉방적 기온이 일기 시작한다. 그래서 부모의 말은 본의 아니게 거칠어지고 표정은 굳어지기 시작하여 그로인해 자녀 또한 반항의 태도가 나타나고 표정이 어두워지게 되어, 밝고 맑은 웃음으로 가득한 가정이 어둡고 바람직하지 못한 부모-자식관계가 되어 가정 분위기가 비평형으로 변하기도 한다. 　 배움이 출발되기 전의 그 순후한 천성과 고운 모습이 배움이라는 매개변수 때문에 풍랑이 일고 가정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일찍이 율곡 선생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배우지 않으면 사람 될 방도가 없다"하였고, 칸트도 `인간은 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존재`라 하였던 것은 배움을 인간화의 주요 활동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도대체 배움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부모자식 간에 갈등이 발생하여 유아기부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내 아이들은 배우기 위해 사는 것일 가? 그렇다면 배우는 것은 무엇이며, 사는 것은 또 무엇인가? 내 아이가 배우기 위해 산다고 하면 우리 부모들은 배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살기 위해 배운다면 사는 방법을 가르치고 지도하여야 한다. 배우는 방법과 사는 방법을 가르치고 지도하면 된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배우기 위해 산다는 생각은 자녀의 삶을 배움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고 그 결과 부모의 자녀 관계도 삭막한 황무지처럼 정서적 황폐화되기 쉽다. 이에 비해 살기 위해 배운다는 생각은 배움을 삶의 도구로 간주하여 배움 그 자체에 고통의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고, 배움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4당 5락`이라는 항간의 말과 같이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잔다면 불합격된다는 것이다. 합격을 위하여 심하게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면서 잠을 유보해야 하고, 배고픔도 참아야 하는 유기체적 고통을 극복해야 되기 때문이다. 　 배우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하여 인간이 된다."는 칸트의 말과 같이, 유아들은 배움을 통하여 사물과 사상의 이치를 깨달아 무능한 존재적 차원에서 유능한 인간으로 진화해 간다. 그러므로 삶에서 배움을 배제할 수가 없다. 　 배운다는 의미에서 느껴지듯 배움에는 반드시 특정 내용과 행동이 전제되어 있다. 배움에 내포된 특정 내용과 행동은 삶의 행동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배움과 삶은 어느 것이 어느 것을 위한 목적-수단의 관계가 아니라 배움이 바로 삶이고, 삶이 바로 배움이라는 동격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유치원 교육과정은 놀이중심으로 바뀌어서 교육의 실재에는 특정 내용과 행동이 전제되어 있지 않아서 놀이중심이라는 순의미의 교육보다 장난중심의 난잡한 활동이 될 수 있어서 교육의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 않다.　 그래서 유치원 운영자와 학급교사는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교육열정이 더 요구되고 있다. 배움이 바로 삶이고, 삶이 바로 배움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배움을 통한 지식의 갱신 없이는 보람된 삶을 살기가 어렵게 되고 있다.　 난해한 외래어 간판이 가도에 즐비하고, 메스 콤에 쏟아지는 어려운 용어며, 청소년들의 대화에서 발견되는 신조어 등도 이해가 어렵고, 급속한 문화변천에 따라 학교에서 배운 지식도 유통기간이 날로 단축되고 있어서 평생교육과 평생학습이 생이 존재하는 날까지 동반되어야 하니 배움이 지긋지긋한 학습자는 게임방이 진정한 학교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학습에 열중해야할 그 중요한 시간인데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학습주제와 무관한 게임을 즐기고, 임무와 역할을 바르게 인지하지 못한 교육의 주체는 자기의 공적인 위치조차 망각한 체 교육공간 속에서 배움을 요구하는 그들의 소박한 욕구를 외면한다면 인간화의 길은 요원하고 문화인의 양성은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에 투입해야 할 시간에 비해 실제 수업한 시간이 엄청나게 적은 상황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비대면 비활동 교수학습으로 소중한 한해를 마감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비운의 학습세월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귀여운 내 아이의 올바른 배움과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교육내용과 우수한 교육방법으로 잘 가르치는 교육기관으로 안내하는 것은 학부모의 올바른 교육권행사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배움은 끝없는 인생의 동반적 가치요 가르침은 숭고한 사명이라는 것을 학습자와 교수자 및 학부모는 명심해야 할 구호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