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 스스로 신탁(神託)임을 자처하면서도 그 신에게 까지 막말을 서슴치 않던 자가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그러니까 인간 사회에 아무리 여러 계층이 존재해도 바이러스는 절대로 귀천(貴賤)을 가리지 않고, 누구든 바이러스와 접촉하면 감염된다는 진리를 실천으로 증명해 보였으니 그는 가히 신의 사도(使徒)요 메신저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중국 우한 이래, 현재 전 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수 천만 명에 이르고 있고, 사망자만 해도 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니, 인류는 제 2차 세계 대전이래 바이러스와의 제 3차 세계 대전을 치르고 있는 셈이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선진국과 후진국 혹은 지역이나 인종을 가리지 않고, 무서운 속도로 이 지구라는 행성에 골고루 전파되어 자리를 잡았고, 이제 이 지구상 어느 곳도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 것이, 원래 바이러스(Virus)라는 생명체는 인류가 이 지상에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자연계에 존재하던 것으로,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여 그들과 접촉하지만 않았더라면 문제될 것은 아니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던 것이라도 처음 발견하면 신종(新種)이라 칭한다. 아메리카 대륙에 태고적부터 원주민이 살고 있었지만, 대륙을 침략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신대륙이라 한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놓고 출처를 따지고, 또 그 바이러스 전파의 원죄(原罪)를 시비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닥치는 대로 날아다니는 동물, 기는 동물, 헤엄치는 동물에다 벌레까지 잡아 구워 먹고, 지져 먹고, 볶아 먹고, 튀겨 먹고, 날로 먹는 인간들의 식성(食性), 그리고 정신없이 빨리 움직이는 교통수단까지 만들어, 잠시도 쉬지 않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고, 또 끼리끼리 모이기를 그렇게 좋아하는 인간들의 생활 습성이 만든 필연이 아닐까 한다.　 단기간에 전 지구를 점령해버린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 절대로 인간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과학계, 의학계의 합리적 예측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간의 타성(惰性)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활방식을 바꿀 생각은 아니 하는 듯하다.　 방역당국에서 그렇게 거리두기를 강조해도, 여전히 음식집, 술집, 카페 등에는 취객과 수다꾼들이 북적대고 있는 것이 목격되며, 종교인들은 신앙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끝까지 대면(對面) 예배를 강행하려 든다.　 홈(home)밥, 홈(home)술, 홈(home)예배는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창궐해도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쿠루즈`의 삶을 살기야 쉽지 않겠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온라인으로 바꾼다고 해도 무엇이 문제이며, 온라인 예배나 법회는 또 뭐가 문제라는 것일까?　 물론 헌금(獻金)이나 시주(施主)가 유일한 수입원인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소리일 수는 있겠으나, 복음과 진리를 전파하기에는 오히려 온라인 공간이 훨씬 효율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종교 활동을 포함한 인간들의 모든 사회활동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우리는 이제 싫든 좋든 비대면 (非對面)문화를 조용히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