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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home/kbsm.net/www/default/include_skin02/head_view.inc.php on line 64 [박영배 특별기고] 위기의 대한민국 (21) - 경북신문
보건복지부, 중앙아동전문기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아동 학대 건수는 2만 4604건이고, 학대로 숨진 아동도 28명이나 됩니다.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부모인 가운데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아이를 보호하려면 적극적인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의 상습적인 폭행·학대에 시달린 경남 창녕 아동 A(9세, 초등 4년)양이 베란다에 쇠사슬에 묶여 있다가 난간을 넘어 같은 4층 옆집으로 건너가는 목숨 건 탈출을 하였습니다.
A양은 친모가 글루건과 불에 달군 쇠 젓가락 등으로 발가락과 발바닥 등을 지졌다고 경찰에 진술하였습니다. 탈출하여 집 근처 길거리에 있는 A양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하면서 부모의 학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A양은 보호기관과의 상담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고 학교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법무부는 아동 폭력 학대 사건의 꾸준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자녀에 대한 체벌 금지 조항을 민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은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법무부는 `훈육`의 의미가 담긴 이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보고 `체벌은 부모의 징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별도의 조항을 신설할 방침입니다. 아동 단체들은 민법 개정을 환영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국가 간섭`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법으로 무조건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부모의 교육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체벌`이 모두 위법 행위로 간주되는 상황이 온다면 부모로서 훈육 방법을 완전하게 달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동 전문가들은 양육과 훈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나 부족한 부모 교육으로부터 체벌이 시작된다고 지적을 하였습니다. 고우현 Save the Children 매니저는 "197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체벌금지법`을 만든 스웨덴은 체벌 없이 아동을 훈육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정에 배포하여 법 제정 2년 만에 90퍼센터 이상의 국민이 `체벌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부모가 필요하면 양육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며 "아이를 키울 책임은 국가와 사회에도 있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하였습니다.
부모의 상습적인 폭행·학대에 시달린 아동은 이후 성장하면서 가정, 학교, 사회에서 잘못된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가와 사회는 알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 불행한 가족관계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성인이 되어 과거의 경험을 재현합니다. 불행한 가족관계 안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어릴 적 부모가 물려준 영향이 너무나 큽니다.
유엔아동권리헌장에는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성장기에 있는 아동이 학대를 받으면 성장과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고통스러웠던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만성화되어 이런 부정적인 상태에 놓이게 될 때 오히려 편안해 합니다. 불안하게 매를 기다리기보다 차라리 매를 맞는 순간이 편안한 것처럼 즐거움, 행복감을 느끼면 너무나 불안해하면서 일부러 불행한 느낌, 고통, 불안한 감정으로 달아납니다. 의식적으로 불행한 가족관계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마치 자석에 끌리듯 무의식적으로 불행을 반복합니다.
가족문제의 대물림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미국 가족치료학회의 창설자인 보웬(M. Bowen)은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의 가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가족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당시 아이로서 경험했던 공포, 수치심, 분노, 무력감 등을 직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는 어린 시절 익숙했던 행동들이 자녀와 배우자에게도 자신이 아이 때 느꼈던 비참한 감정을 심어 주고 있음을 깨닫고, 그런 초감정을 누구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야 합니다.
좋은 부모는 아이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인정하고 칭찬하며, 강요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자기 행동을 주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끝까지 아이 옆에서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믿음을 전달합니다. 따뜻한 배려와 공감, 지지는 직면이라는 힘든 과정에서 드러나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힘으로 작용을 합니다.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주된 이유는 양육지식의 부족입니다. 양육 지식의 부족은 학습을 통하여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부모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중고등학생 때부터 가르쳐 모두가 참된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21세기는 전문가 시대인 만큼 부모 역할에도 전문성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