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유럽의 관광산업은 거의 폭망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국가의 이번 코로나 19의 피해가 가장 극심했으니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들 국가의 소득 상당 부분이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으니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분야가 관광산업이고 복구도 가장 더디다. 유럽연합은 우선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8~9월 각국 정상들이 관광산업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전한다. 　 이 피해는 유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국가인 태국도 거의 공황상태에 빠졌다. 수도 방콕의 주요 거점에는 평소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현지인들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활보했고 이들을 수용할 호텔과 레스토랑, 각종 편의시설은 방콕의 도시 기반시설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태국 주요 관광도시에 외국인들은 완전히 사라졌고 내국인들조차도 쇼핑몰, 식당 등의 출입을 자제해 텅 빈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교통 혼잡이 가장 극심한 도로인 방콕의 수쿰빗로드에는 자동차들이 거의 통행을 하지 않아 교통체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주요 쇼핑몰과 관광시설이 밀집된 수쿰빗은 여느 도시의 일반도로와 다를 바가 없다. 　 코로나 19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업종은 역시 항공, 호텔, 교통, 식당 등 관광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인천공항은 개항 이래 이용객이 가장 적은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고 각 관광도시의 호텔들은 할인가격으로 객실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다. 전세버스 업자들은 단체여행이 사라진 상황에 줄도산을 기다리고 있고 식당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들을 내보내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관광산업의 재활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재확산의 우려가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어 어느 누구도 마음 편하게 봄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벚꽃이 만발했을 때도 벚꽃 명소인 경주의 길거리는 한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들의 마음가짐이 매우 단단했던 결과다. 　 정부가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범위를 줄여놓긴 했지만 코로나19의 공포에 눌린 시민들이 아직은 관광에 나설 엄두는 못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관광산업은 지금부터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의 관광산업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산업이 쇠퇴하면서 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자산으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특히 경주와 안동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관광도시로서의 면목에 손색이 없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들이지만 손 놓고 완전 종식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 　 지자체는 이 기회에 그동안 놓쳤던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늘 아쉽고 모자라는 것이 눈에 띄어도 성수기가 닥쳐서 개선할 기회를 놓친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사회가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갖출 것은 갖추고 다듬을 것은 다듬어 새로운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도시재생일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관광도시가 갖춰야 할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그리고 소상공인들도 이 기회에 자신의 업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만 열면 손님이 닥치는 목 좋은 골목의 업소라 하더라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당장은 어렵다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지금 어렵지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인내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이 있다. 　 참 멋진 말이긴 해도 쉽게 와 닿지는 않는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가만히 시간만 보내서는 안 된다. 기회로 삼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