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총선에서 포항 남·울릉 지역구는 파란과 이변의 격전지였다. 그만큼 당내 경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지역민은 물론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던 곳이다. 　 김병욱 당선자(미래통합당)는 1977년생으로 올해 만 42세의 정치 신인이다. 대구·경북 당선자 중 가장 나이가 젊다. 그의 당선은 언론의 관심은 물론 지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같은 당 정희용 당선자(76년생. 고령·성주·칠곡)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95학번 동기지만 나이는 한 살 적다. 　 그는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리에서 평범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포항고·경북대·연세대 행정대학원을 나와 국회의원 비서와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 정치(국회의원) 꿈을 키웠다. 　 올해 2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만 해도 학연·혈연 등 몇몇 지인 이외는 그의 이름을 아는 지역민은 아무도 없었다. 　 평소 포항에 내려와 언론인 접촉이나 지역 행사 참석 등 지역구 활동도 전혀 없었다. 화려한 경력이나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다. 　 그저 어린 세 남매를 둔 평범한 젊은 가장이다. 아무도 그의 출마 기자회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당 경선 발표 전만 해도 그의 존재는 태풍 속 찻잔 정도였다. 　 출마의 변이 다소 눈길은 끈다.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의 내부 고발자`가 되어 국회의 나쁜 관행과 악습을 뿌리 뽑겠다"며 "지금까지 국회의원 보좌관이었지만, 이제는 국민의 보좌관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행동으로 옮기기가 결코 쉽지 않다. 　 흔히 국회의원들은 행동(공약 실천)보다 말을 앞세운다. 하지만 40대 초반의 정치 신인에게 지역민들은 그의 향후 언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당선자는 74,794표(득표율 55.83%)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후보 45,968표(34.31%), 무소속 박승호 후보 11,034표(8.16%)를 큰 표차로 따돌렸다. 　 당선 후 지역에서는 `정치적 행운아` `천운을 타고난 사람` `준비와 행운의 합작품` 등의 말들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측근들은 대학 진학 때부터 국회의원 꿈을 위해 착실히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어쨌든 그의 당선은 한국 정치의 세대교체와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참신한 재목감으로 비친다. 하지만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그의 어깨는 늘 무겁다. 　 의정 활동 내내 그는 가슴속에는 첫 당선이 주는 의미, 즉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그다음은 공약을 꼼꼼히 다시 점검해 선후를 나눠 실천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란 무엇인가. 다름 아닌 선거 후유증 치유다. 　 비록 컷 오프 되었지만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순순히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준 박명재 의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잘 읽고 섭섭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시·도의원을 독려해 압승하도록 결정적 도움을 준 박 의원의 심중을 잘 헤아려야 한다. 　 박 의원의 풍부한 정치적 경험과 인생 경륜은 정치 신인인 그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엄청난 정치적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양분으로 삼으려는 그의 자세, 즉 노력이 중요하다. 　 박 의원이라고 자신이 애써 가꿔온 지역구를 그냥 물려주려고 하겠는가. 하물며 받아서 잘 키워갈 자세가 부족하다면 말이다. 　 박 의원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왜 `나`라고 공천에 불만과 분노가 없고 출마하고 싶은 욕심이 없겠냐"며 "어려울 때 당을 도와야지, 자기가 불리하다고 그동안 신세를 지고 혜택을 받은 당을 버리는 것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파렴치한 행위"라고 말했다. 　 솔직한 심정이자 아름다운 선당후사의 마음이다. 지역민들이 박 의원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김 당선자는 또 당내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 경쟁을 벌인 타당 및 무소속 후보와 지지자들과도 빠른 시간 내에 갈등의 골을 메꿔야 한다. 포항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선결 과제다. 　 당선 조력자들 역시 그를 포항의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 논공행상이 아닌 진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