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 LA에 있는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이 열렸다. 어쩌면 3시간 30분 동안에 걸친 이 시상식은 TV 앞에 있었던 나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이 황홀한 지구촌의 축제를 본 대다수의 관객들은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이 영화를 두 달 전쯤에 관람하고 나서 본뜻을 쉽게 이해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우리 인류에게 주는 깊은 메시지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영화"라고 격찬을 했다. 나의 이러한 찬사는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영화를 본 이후 두 번째다. 물론 이 영화도 제57회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의 다음가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이 영화에 대한 하이라이트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맨 마지막 최우수 작품상 수상 후보에 대한 발표였다.　 그리고 이 극적 장면의 사회를 맡은 당사자는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의 원로배우 제인 폰다였다. 제인 폰다는 1964년에 데뷔해 1971년 `클루트`에서 매춘부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1978년 반전 영화 `귀향`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우수 작품상을 발표하기 직전 그녀의 두 마디 멘트가 `기생충` 영화의 핵심 내용을 대변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한 번 더 감탄을 했다. 그녀는 "인식을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앞의 이야기에 대해 다시 한 번 반문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인류에게 던지는 마치 천둥과도 같은 사자후였다.　 그렇다. 인간 삶의 가치는 두말할 나위 없는 아름다운 의식이고, 이 의식은 인식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서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 좋은 의식이 모이면 좋은 문화를 만들고 나쁜 의식이 집단화되면 나쁜 문화를 만든다. 　 인간 개인 개인의 행복은 다른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자신이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2600여 년 전에 위대한 人天의 대 스승 고오타마 붓다가 사용한 언어를 빠알리어(초월 언어라고 함)라고 하는데 앞에서 언급했던 마음(心), 의식(意識), 식·인식(識·認識)은 동의어로서 문맥에 따라 그 사용하는 바가 달라질 뿐이다. 그래서 인간이란 몸과 마음(육체와 정신)이 마치 두 갈대다발처럼 의존해서 존재하고 작동한다. 그리고 이것을 오온(五蘊)의 다발, 즉 몸(色), 느낌(受), 지각(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로 분류해 놓았는데 몸에는 몸에서 자생하는 기생충이 있고, 마음 또는 의식에도 잠재해 있는 기생충이 있다. 몸에 대한 기생충은 약물로 그 치유가 가능하다. 이것을 MEDICATION이라고 한다. 그러나 왜곡된 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기생충은 어떠한 약물로도 치유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생충과 같은 왜곡된 의식(인식)을 바꾸는 열쇠는 MEDITATION으로 그 퇴치가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에 삶의 가치를 오늘보다 내일, 내일 보다는 그 다음 날이 좀 더 아름다운 의식(인식)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나의 삶의 목표이고 가치라는 생각을 평소에도 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을 둘러싼 초입에 있는 샌타클래라(Santa clara)일대의 최첨단 기술 단지에는 세계의 두뇌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벨리라는 특별한 연구단지가 있다. 이 단지는 길이 48km 폭16km 정도가 되는 띠 모양으로 전개되어 있는데 이 연구 단지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95%가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기사를 4~5년 전에 본적이 있다.　 불교 가르침의 핵심은 왜곡된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을 수행의 궁극적 목표로 한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수행자들은 명상(MEDITATION)이라는 기법을 응용하여 자신의 왜곡된 의식(인식)을 맑고 청정하게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삶의 본분으로 삼았다. 다시 한 번 비유해서 이야기 하면 우리들의 의식에 잠재해 있는 이 `기생충`은 그 대상을 만나면 나의 의도와 관계없이 어떤 행동 내지는 사건으로 연결 될지를 예측하지 못한다. 마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말미에서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는 섬뜩한 사건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인식을 바꾸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에 100% 동의하면서 나는 기생충 영화를 이렇게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