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은 어떤 주제를 놓고 학생들이 단계별로 설정된 주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박소영 대구교육청 미래교육과 장학사는 IB프로그램이 대구 교육에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설정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암기 위주의 사교육 선행학습이 당연시 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IB교육이 무난히 안착될 수 있도록 순차적인 기반을 쌓았다. IB는 크게 초등(PYP)·중등(MYP) 교육 프로그램과 디플로마(Diploma)로 나뉜다. 만3~12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초등교육 프로그램은 학습 발달 외 발달 아동의 전인적인 성장과 신체, 감성, 사회성 발달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만 11~16세를 대상으로 하는 중등 교육 프로그램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데 준비해야 할 지식, 상호 이해, 사회성과 태도 등을 기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만16~19세를 대상으로 하는 디플로마는 학습자가 지식 획득 이상의 것을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화하면 학습하는 방법을 공부하게 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를 확실히 알며,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박 장학사는 "IB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학생들의 주도성을 길러주는 탐구 중심의 프로그램이다"며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도록 어떤 주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장학사는 1999년 3월1일 임용고시를 통해 삼원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육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어린 시절 이루고 싶은 꿈은 많았지만 어려웠던 집안형편과 "너는 천성이 선생님이다"라는 담임교사의 권유로 대구교육대에 입학해 교사에 대한 역량을 키웠다. 이후 2017년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면서 대구교육청 장학사로 교육과정의 연구와 개발, 실행 등 교육행정기관의 중견실무를 맡게 됐다. 박 장학사가 IB프로그램을 처음 맞닥뜨리게 된 것은 2018년 12월1일 대구교육청에 파견근무를 나오면서부터다. 앞서 교편을 잡았던 지난 2008년 호주의 한 공립학교에서 한 달 간 머물며 IB교육이 이뤄지는 체제를 들여다 보긴 했지만 당시에는 관심만 가졌을 뿐 대구에 IB교육이 안착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박 장학사는 "황당했었다. 호주에서 어떤 주제를 놓고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IB교육을 체감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안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했지만 대구가 도입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촉박해 전문직 시험을 칠 때보다 더 열심히 IB를 공부했다. 업무를 맡으면서 하나하나 갖추게 된 대구의 IB교육이 호주의 IB교육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지난해 6월 확인하면서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했다. 대구교육청은 박 장학사를 비롯한 구성원을 통해 다듬어진 IB프로그램 매뉴얼을 기반으로 지난해 7월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와 MOC(Memorandum of Cooperation)를 체결했다. IB프로그램 매뉴얼은 ▲탐구적 질문을 하는 사람 ▲지식을 갖춘 사람 ▲생각하는 사람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 ▲남을 배려하는 사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사람 ▲균형을 갖춘 사람 ▲성찰하는 사람 등 10대 학습자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1차원적 사고를 벗어나 주제간 융합을 결과물로 표현해 나타낸다. 예를 들어 `개발`을 주제로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면 학생들은 이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토의를 거친 뒤 `국제적 관점의 개발은 우리의 위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함을 통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자연환경`이 주제가 되면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사용하며 가치를 평가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자연을 훼손하는 개발이란 용어와 관련해 `왜 개발이 나쁜지`, `왜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하는지` 등의 이유를 학생들 스스로가 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사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가 아닌 학생들이 올바른 학습과정을 이끄는 `코치` 역할을 하게 된다. 교사가 학생들이 모인 소그룹을 돌아다니며 개개인에게 맞게 학습을 이끌어주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학생들 개개인의 지식이 하나의 구슬이 된다면 IB교육은 구슬을 하나로 엮는 실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박 장학사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IB교육을 맡게 되면서 많이 힘이 들긴 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잘 헤쳐나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면서 "모든 교육과정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