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인간의 신체 중에서 암에 걸리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신체에 어디든지 모든 세포는 암(癌)세포로 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암(癌)에 걸리지 않는 장기(臟器)와 조직(組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신체를 만들고 있는 정상적인 세포가 암(癌)세포로 변이(變異)하는 데는 불가결한 전제조건이 있다. 그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정상적인 세포는 분열(分列)하는 세포라는 것이다. 분열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정상세포는 설령 분열한다하더라도 암(癌)세포로는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정상세포는 분열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遺傳子) 본체(DNA)의 카피를 만든다. 그렇지만, 이때 어떤 원인으로 틀리는 (미스)카피가 생기는 일이 있다. DNA속에 `X`라는 문자가 조끔 비뚤어진 `X`로 변했다고 말할 정도로 작은 미스이다. 그렇지만, 이 카피미스가 몇 번이나 생기고, 또 그것이 축적되어 정상세포가 진짜 암세포로 변하는 일이 생긴다. 또 발암물질이나 자외선(紫外線)등에 의해서 정상세포의 DNA가 상처를 입는 일도 있다.　 이와 같은 세포가 증식하여 그 자손의 세포가 재차 똑같은 상처를 입으면, 유전자(DNA)의 상처(변이)가 몇 번이나 중복되어, 결국 세포는 암(癌)으로 변한다. 이와 같이 세포분열의 과정에서 카피미스가 일어나거나, 유전자(DNA)의 변이가 중복되거나 하여 비로소 암(癌)세포가 생기기 때문에, 이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분열하지 않는 세포는, 아무리해도 암(癌)세포로는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분열하지 않는 세포가 신체(身體)의 어디에 있는 세포일까? 의외로 인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몇 개의 세포는 분열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뇌(腦)나 척수(脊髓)를 만드는 `중추신경세포(中樞神經細胞)`, 심장근육을 만드는 `심근세포(心筋細胞)` 등이다. 이들 세포는, 인간의 수정란(受精卵)이 태아(胎兒)로 발달하여 소아(小兒)가 될 때까지 필요한 만큼 분열하여 세포로서의 특별한 역할을 가지게 되면, 거기에서 분열능력을 상실해버린다. 때문에 성인은 `중추신경암`이나 `심장암`에는 걸리지 않는다.　 그럼 뇌종양(腦腫瘍)은 무엇인가? 의문이 생길지 모른다. 여기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성인의 뇌(腦)에는 실제로는 2종류의 세포, 즉 `신경세포(Neuron)`와 `신경교(神經膠)세포(Glia cell)`로 이루어져 있다. 신경세포는 우리들이 생각하거나 기억하거나 할 때 활동하는 뇌(腦)세포이며, 이것은 분열하지 않기 때문에 암(癌)에 걸리는 일이 없다. 암이 되는 것은 `신경교세포`이다. 즉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거나 노폐물을 제거하거나 절연체(絶緣體)로서 작용하고 있는 세포이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이라고 하는 것은 이 신경교세포(Glia cell)의 암(癌)인 것이다.　 또 뇌와 똑같이 중추신경계인 척수(脊髓)에 대해서도 똑같은 예이다. 여러 가지 `척수종양`은 있지만, `척수암`은 없다. 이것은 척수속의 신경세포 대부분이 분열능력을 상실하여 암화(癌化)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포가 어느 시점에 분열하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만약 조금이라도 분열하는 능력이 남아 있으면, 역시 암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5세 이하의 아이에게는 말초신경세포암(신경아종)이나 눈의 망막 암(망막아종)이 생기는데, 왜 어른에게는 이런 암이 생기지 않을까? 그 이유도 역시 이들 세포는 5세 이하 아이일 때는 아직 분열하는 능력이 남아 있지만, 어른이 되어 조직이 완성되면, 그 분열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도 가끔 이들 암(癌)이 생긴다. 그 이유는 어린시기에 세포의 일부가 암화(癌化)하는 과정에서 세포분열이 끝났기 때문에 암화도 휴지(休止)하다가 그것이 어떤 자극에 의해서 다시 분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의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특수한 장기로서 간장(肝臟)이 있다. 어른 간장세포(실질세포)는 일반적으로는 분열하지 않는다. 그러나 간장세포는 분열하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가 있으면, 분열을 재개(再開)한다. 때문에 간장은 일부를 절제(切除)해도 도마뱀의 꼬리와 같이 재생(再生)된다. 즉 이것은 간장세포는 언제라도 모습을 바꾸어, 숙주인 인간을 간암(肝癌)환자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