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도 이제 두달 남짓 앞으로 다가 왔지만 아직도 정국의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다만 여당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는 분명한 것 같으나 그렇다고 야권이 이를 승기로 잡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여당은 권력핵심부가 검찰수사로 비틀거리는 와중에 우한폐렴으로 타격을 입는 분위기이고 야당은 아직도 대통령탄핵의 후유증을 벗어나지못한 채 전열정비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는 과정에서 여당의 대오는 그런 대로 유지되는 것 같으나 야권은 세력결집과 공천문제 등으로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번 총선의 핵심 쟁점은 문재인정권 출범이후 실정에 대한 심판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야권이 전열만 제대로 정비된다면 야권이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야권통합과 전열정비의 전망이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야권의 입장에선 차기 총선의 승리를 위해선 반문(反文)세력의 결집과 야권통합이 가장 우선적 전략과제이고 그러기 위해선 우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원내외 야권세력들을 결속시키는 것이 무엇 보다 시급하다. 이와 함께 원내 제1야당인 한국당이 야권총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당내의 분열과 이탈을 막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으로서는 야권통합과 당내결속을 함께 성공시키는 것이 선거의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라 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않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한정된 국회의석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니 만큼 양보하기 어려운 경쟁이기 떼문이다. 특히 한국당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그 중에서도 대구·경북권의 내부경쟁은 경우에 따라선 야권통합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를 파열음을 낼 수 도 있을 것이다.　 진행 중인 한국당의 공천작업에서 9명의 공천관리위원 가운데 부산·경남권에는 위원장을 비롯 3명이나 임명된데 비해 대구·경북권은 한명도 없어 타지역 위원들에 의해 공천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현역의원들의 물갈이 폭이 넓어지는 것은 원칙과 명분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 해도 TK지역이 지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략공천이나 중앙당 유력자의 자기 사람심기 등의 희생물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수의 아성을 만들고 지켜온 지역민들은 정치적 배신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번 지방선거 때만해도 대구·경북이 아니었다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완패를 당할 처지였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한국당의 공천심사에서 TK배제 심사위원 구성은 지역민을 배신한 처사로 보일 수 있다.　 특히 같은 영남권에서 부산·경남권 정치인들을 공천관리위원장을 포함 3명이나 임명한 것은 자칫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적으로 부산·경남권에 대구·경북에 대한 종주권을 준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들 공천관리위원들이 이번 공천을 통해 한국당의 성공적 재건을 담보하기에는 그들의 과거 당내 계파적 활동에 비추어 충분치않다. 결과는 공천이 끝나봐야 명백해지겠지만 우선 공관위원들의 출신지역과 과거 정치적 계보만 놓고 보면 그 결과가 어떨지 미듭지않게 볼 수도 있다.　 박근혜대통령 탄핵이후 진작부터 이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결기없는 자세에 실망을 느껴온 지역민들은 이제 다른 지역출신 정치인들로부터도 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것 같은 감정을 지울 수 없다. 대구·경북민들이 자존심을 걸고 한국 보수의 근거지를 지켜온 결과가 이같은 한국당의 지역홀대로 나타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대구·경북민은 과연 한국보수의 심장을 지켜왔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