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경주지역 숙박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미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단체행사는 대부분 취소되고 경북도와 경주시 등 정부기관의 컨벤션 행사도 연기를 검토하고 있어 관광업계 전반에 걸쳐 피해가 이어질 조짐이다. 4일 경북문화관광공사 김병찬 홍보팀장은 "사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이 제한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국내 관광객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고 각종 모임, 세미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이 대거 취소되면서 컨벤션 업계와 숙박업계의 피해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이에 따른 관련 업계의 피가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는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각종 행사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수진 센터마케팅팀장은 "2월 하순에 예정됐던 정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3월 이후의 각종 정부 행사가 취소되거나 보류를 통보받았다"며 "경북도나 경주시 등 정부 기관이 주최하는 박람회나 각종 행사들은 6월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이코는 갑자기 불거진 사태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부터 5월까지 예정돼 있던 민간행사들도 하반기로 미루기 위해 9월 이후 대관 문제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등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급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컨벤션 행사의 예약 취소와 연동돼 객실 손님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힐튼호텔 경주 객실예약 서동효 차장은 "호텔의 연회실을 이용한 세미나와 단체 행사들의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이에 따른 객실 판매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난달 객실 판매율 80%에 이르는 창업 이래 최대 매출 효과를 누린 것에 비해 이달 들어 갑자기 줄어든 매출로 기저효과가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분야는 펜션업계다. 이광식 한국농어촌민박협회장은 "2월 초순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모은 대학생과 커플들이 경주를 찾는 준성수기라 주중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만실 상태였는데 현재는 예년에 비해 20% 객실 손님이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예약문의도 끊긴 상태고 이미 예약한 고객도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경주 지역의 숙박업계는 지진 등 천재지변에 가장 민감해 이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라며 "경주지역에만 1100여 업소의 펜션이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흔들리면 경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경주 지역이 가장 안전한 청정지역이라는 점을 널리 홍보하고 자체 소독 등 방역에 집중해 안전지대의 면모를 이어가는 것밖에 대책이 없다"고 진단했다. 피해는 숙박업계뿐만 아니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아예 폐장 수준이다. 해성여행사 한기운 대표는 "2월은 방학기간을 틈탄 대학생들의 막바지 해외여행이 많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예약이 거의 100% 취소되고 있다"며 "이 추세로 본다면 올해 상반기 여행업계는 개점휴업 상태로 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요식업계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황리단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정씨는 "설 연휴를 지나 황리단길을 찾는 여행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라고 본다"며 "평소 매출의 절반 정도가 줄어들어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에 힘들다는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주의 관광업계 피해가 심각해진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6일 경주를 찾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주의 관광 핫포인트인 황리단길을 현장 방문해 관광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