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3등분하여 8시간 노동하고, 8시간 즐기며, 8시간 잠을 잔다는 것이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 중 생명이 붙은 모든 생물은 모두가 잠을 자는 휴식의 시간이 있다. 휴식 가운데 최고의 것을 잠이라고 하는데, 눈을 감고 의식 없이 쉬는 상태를 말한다.　 생물은 환경·조건이 생존에 맞지 아니하게 될 때, 동식물이 생활 기능을 활발히 하지 아니하고 현상 유지하는 휴면기가 있다. 낮 동안에 햇볕을 받고 자라던 식물도 밤이면 잠자는 시간이 필요하다. 야간에 가로등 아래에서 불빛을 안고 지내는 식물엔 꽃도 피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고 말라 죽는 현상이 생긴다. 　 그리고 겨울잠(동면)이라 해서 동물이 겨울철의 먹이 부족과 추위 따위를 견디기 위하여 휴면 상태로 겨울을 지내는 일도 있다. 식물도 봄에 다시 소생하는 경우도 생기며, 여름철도 마찬가지로 하면 하기도 한다. 누에도 네 차례에 걸쳐 잠을 자며 탈피하여 25일 동안 자란 뒤에 고치를 짓는다.　 삶이란 자면서 또한 먹는데 있는 것이다. 좋은 잠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해 주는 살뜰하고 그리운 간호사라 한다. 산다는 것은 앓는 것이다. 잠이 열여섯 시간마다 그 고통을 경감시켜 준다. 잠은 일시적인 완화제이며 반드시 필요한 특효약이다. 신(神)은 인간생활에 있어서 여러 가지 근심의 보상으로 우리들에게 희망과 수면(잠)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병리학자들은 잠은 신에게서 받은 유일의 무상의 선물이라 한다. `잠을 잔다`는 말에는 육체적으로 자는 것과 정신적으로 자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순수한 기쁨의 하나는 일한 뒤의 휴식이다. 휴식의 참된 진미는 일하는 사람만이 안다. `좀 더 빨리 끝내려면 조금 쉬어라`는 말도 있다. 어떤 심리학자는 "취미생활도 휴식시간"이라고도 한다. 노동 없이 인간은 휴식에 도달하는 일이 없고, 전투 없이 승리에 달하는 일도 없다.　 그러기에 색깔로 표현한다면 휴식은 무한한 푸르름이다. 피로의 진통제는 휴식이다. 과로로 인하여 정신이나 몸이 지쳐서 고단함을 가리켜 피로가 쌓였다고 한다. 몸이 피곤하면 육체가 노곤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는 괴로운 상태에 빠진다. 피곤하기 때문에 고민이 스며드는 것이다.　 의학상으로 피곤은 추위와 더위, 그리고 병에 대한 신체적인 저항력을 약하게 만든다. 또한 정신병 학자에 의하면 사람이 피곤하면 공포와 고민의 감정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다. 피곤을 물리치면 고민도 물러가고 편안히 쉰다는 것은 효과 있는 보약이다. 피로란 육체의 쇠퇴이고 불안이란 마음의 낫(도구)이다.　 한 가지 유념해 둘 사항은 인간을 피로하게 하는 것은 사랑이나 죄악 때문이 아니라 지나간 일을 돌이켜 보고 탄식하는 데서 온다. 시인 엘리엇은 "젊은이는 한 가지 행동의 종말에서 피로를 느끼지만, 늙은이는 시초부터 느낀다"고 했다. 요즘 한창 학업에 열중하는 20대들에게는 `꿀잠`이라는 것이 유행한다. 토막잠이라고도 하는 꿀잠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야말로 맛있게 자는 단시간의 선잠을 말한다.　 여름철의 낮잠은 한낮의 잠으로 너무나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일을 끝마치고 쓰러져 자는 잠-인삼 녹용보다 더 좋은 양약이라 한다. 잠은 원래 밤에 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낮잠은 변칙의 잠이면서 그 맛은 상쾌한 맛이 있다. 낮잠의 쾌락은 바로 그 변칙 때문에 생겨나는 일종의 보너스다.　 옛 시에 `취해서 잠들어버린 한낮에/고요히 꿈을 깨우는 이 없는데/저 애틋한 석양이/아아 아무도 모르게 창을 비추네.` 팔자치고 이 정도면 상팔자에 속한다. 잠은 약보다 훨씬 몸에 좋다. 사람은 저마다 깊은 감정을 갖고 사는데 그날 기분이 좋고 희망적인 일이 생기면 잠이 잘 온다. 이처럼 편안한 잠은 인간의 생각에 따라 다양하게 작용한다. 잘 지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이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