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 각 정당 현역의원의 물갈이 폭이 승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도 변화하지 않는 대구 경북 정치인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연말연시 정치인들의 불출마 러시에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된 현역 20대 국회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 21대국회의원 선거가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현역의원들은 초조해 보인다. 올해 총선은 유독 처음으로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가 시행되면서 각 정당들은 의석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에 분주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국회 내 의석이 20석이 넘는 정당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 준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에서 고무돼 있는 정당은 정의당이다.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 과거 선거법 하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수의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당 중심의 주류 정치권에 변화가 생긴 것이 2001년 헌재 판결에 의해 비례 정당 투표가 지역구 투표와 분리되면서 부터이다. 비례배분과 비배분으로 나눈 것은 비례대표 의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비례지지율 3% 혹은 지역구 정당의석 5%기준이다.　 하지만 준연동 30석에 대한 배분은 다르다. 보장 의석은 각 당의 비례득표율을 국회의원 총수 300석에서 첫 번째 표의 비례 배분의석 20석을 차감한 수로 곱한 것이다. 여기서 각 정당이 획득한 의석수를 빼고 연동율 50%를 곱하면 각 당의 비례 배분 숫자가 나온다.　 향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 경우 비례의석을 받을 수 있는 정당은 정의당 21석, 새보수당 7석, 바른미래당 2석이 배분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렇게 될 때 민주당은 3석이 한국당은 11석이 각각 줄어들고 정의당은 최초로 원내 교섭단체 설치가 가능해진다.　 올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첫 총선이어서 의회정치 지형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여기에 2022년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 전초전의 성격도 띠고 있다. 보수야당 심판론을 내건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한국당은 원내 1당을 놓고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총선에 영향을 끼칠 주요 변수로는 우선 위성정당이 손꼽힌다. 거대 정당이 비례대표를 겨냥해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상당수 의석을 가져갈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미 비례 자유한국당 창당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선을 긋고 있지만 고민스런 부분일거라는 시각도 있다. 　 보수 통합을 비롯한 야권 개편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번 달 중 가부간에 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변수로 등장했다. 신당 창당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회자되면서 안 전 대표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을 탄핵시킨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되면서 현역의원의 물갈이 폭 역시 승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에서는 불출마를 포함해 40내지 50명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한국당은 절반을 바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물갈이 대상자들의 승복 여부도 선거에서 항상 큰 변수였다. 선거법이 개정돼 일부 고등학교 3학년을 포함한 18세 유권자 50여만 명이 이번 총선에서 처음 투표하게 된다. 유행에 민감한 이들 세대와 함께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른바 무당파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어떻게 투영될 지도 관심거리다.　 석 달은 짧지 않은 기간이다. 이번에도 공천을 비롯한 주요 계기마다 민심이 요동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국회의원은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지 않는 한 대부분 4년 임기를 채운다.　 어쨌든 참신하고 유능한 신인정치인들의 진로를 막는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무능 정치인들은 차제에 심판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 유권자들이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