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인왕동은 과거 경주의 부촌이며 구석구석 마다 고고한 흔적을 느낄 수 있고 신라 천년의 고귀한 숨결이 남아있던 왕릉의 거리이다. 그렇지만 신라시대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차원의 도시 정비가 진행되면서 동네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지금은 대릉원을 중심으로 그나마 몇 곳에 자국이 남아있다. 비록 동네는 사라져 가지만 지금 그곳에는 계절에 맞춰가며 번갈아 꽃들이 피고 지며 화려한 꽃밭이 되어 연중 내내 향기를 품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연꽃 마을 연리단길이다. 이 연꽃 단지는 청정하기로 유명한 경주 덕동댐의 물이 안압지를 거쳐 연꽃 마을로 공급이 되기 때문에 연꽃은 그 어디에 핀 꽃 보다 아름답다. 그리고 이 연꽃 단지를 옆으로 둔 첨성대 주변지구는 연꽃만이 아니라 사계절에 맞추어 꽃으로 단장을 하여 경주를 찾는 관광객의 마음을 한 눈에 사로잡고 있다. 봄이면 반월성 허리에는 벚꽃이 하얗게 성을 덮으며, 아울러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여 마치 꽃으로 만든 천당에 온 느낌을 자아낸다. 또 여름이면 백일홍, 가을의 핑크뮬리도 한 몫을 차지해 준다 그리고 또 단지의 한 가운데 팔각정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동호인의 색소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훈훈한 신라의 고풍이 흐르지만 특히 연꽃 마을은 신라시대의 황궁들이 거주한 명승지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연리단길은 원화로와 양정로 길을 중심으로 팔우정 로타리가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터키 이스탄불(그랜드바자르)의 종착지로 고대 문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연아, 연아, 연꽃아!/넌 모가지가 길어서/치맛자락 야릇이 날리며/저마다 끼를 부리 누나 　비단 잎 맑아서/빗방울 곱게 받으며/동굴동굴 동그랗게 구르지/도란도란 웃으며 반짝이지 　첨성대 별 따라/보랏빛 모가지 달랑이고/반월성 달 따라/자주 빛 모가지 달랑이고　안압지 그늘 아래/곱게 모가지 드리운다/동궁과 월지를 업고/연꽃마을 향기로 춤 춘다　동 틔워 사근사근/몽우리가 입을 벌리다/노을을 이고 오물오물 사라진다/야리야리 얄라리 　노래 부르며 피었다 진다　노랑꽃 한 아름, 연분홍 향 내음/서라벌 망태기에 담아서/구름타고 바람타고 지구촌 돌아　첨성대 광장에 다시 모이는 그 날까지/짙은 향기를 품으련다　위의 시는 이곳이 첨성대를 중심으로 유명 관광 명소로 발돋움하여 구름 타고 지구촌 돌아서 다시 이 곳 광장으로 함께 모이는 명승지가 되기를 기대하며 써 본 자작시이다. 첨성대 주변에는 특히 유적지가 많고 연꽃이 많은 거리라고 하여 동네의 주민들로부터`연다로(蓮多路)`라 이름이 붙여져 동네의 새로운 자랑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들어 또 이곳은 아무 곳에나 앉아서 고적지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도 있는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서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주말에는 외지에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로 분위기가 흥성해지고 길가에서 줄을 서 기다리며 여인들이 담소하는 모습이 한결 눈에 띄기도 한다. 더구나 이곳은 필자가 나고 자란 동네라서 더욱 친근함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런 연리단길이 연꽃처럼 아름다운 모양과 향기처럼 은은한 새로운 거리로 조성이 되고 이것이 널리널리 잘 홍보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천년전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연리단길`도 서라벌의 향기를 지구촌 곳곳에 흩날리며 첨성대 광장에 다시 사람들을 모이는 그날을 위하여 향기롭고 맑은 연꽃 향기를 품으며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