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교복의 매력은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활동하기엔 더 없이 편하다는 것이다" 송한수 대구교육청 생활문화과 민주시민교육담당 주무관은 "학교 입학철이 되면 많은 학부모들이 높은 교복 값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렇다고 그런 교복이 디자인이 좋거나 활동하기에 편안함을 주는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중구 반월당에선 이색적인 교복 전시회 및 런웨이가 펼쳐졌다. 바로 대구교육청이 야심있게 추진한 착한교복을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자리였다. 착한교복은 활동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교육 활동 중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일상복 형태로 제작됐다. 도입 초기부터 지역 섬유 및 의류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개경쟁에서 선정된 지역 업체가 제작했다. 특히 올해는 청소년의 선호도에 부합하기 위해 디자인을 개선, 여러 형태의 샘플을 선보여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대구교육청이 이끌어 낸 착한 교복의 탄생 배경에는 송 주무관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지역 섬유관계자들로 구성된 T/F팀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착한 교복 제작과 관련해 편안한 활동성과 저렴한 가격, 학생 누구나 만족해 할 디자인을 창출해 내는데 무게를 뒀다. 먼저 T/F팀은 기존 교복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존의 교복들은 신축성이 없을 뿐더러 약간의 활동에도 구김이 잘가 드라이를 맡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교복은 한 벌당 20~30만원의 가격을 호가한다. 교복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질 좋은 원단과 이름 있는 디자이너를 통해 이뤄지는 디자인 개발이 손꼽혔다. T/F팀은 지금의 교복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종합해 학생들 누구나 만족스러워할 신축성과 가격, 디자인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원가를 꼼꼼하게 분석해 교복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고 지역의 섬유기업들을 사업에 참여시켜 질 좋은 교복을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한 학생 누구나 만족할만한 디자인 개발을 위해 프랑스, 독일 등 패션의 도시에서 해외 유학을 마친 대학생 디자이너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T/F팀은 보다 폭 넓은 시각을 갖기 위해 국내를 비롯해 해외 교복 시장까지 꼼꼼히 살피면서 보다 완벽에 가까운 교복을 구상해 내는데 집중했다. 송 주무관은 "지역의 학생들 대부분이 교복에 대해 불편하다는 의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 "T/F팀은 이같은 학생들의 생각을 반영해 교복의 신축성과 디자인 등에 무게를 두고 보다 완벽한 착한 교복을 만들어 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물론 T/F팀이 활동하는데 어려움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교육청의 착한 교복 사업이 지역의 교복 업계에 알려지면서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들 업계는 청소년들이 입는 만큼 좋은 원단과 유명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을 개발해야 했고 이에 따라 교복값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착한 교복 개발은 업계를 죽이는 일이라며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T/F팀은 업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착한 교복의 도입을 1년간 유예하는 한편, 업계의 착한 교복 경쟁 입찰 참여도 약속했다. 기존 업계에 1년간의 시간을 주면서 입찰에 참여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송 주무관은 "지역의 교복 업계를 일일이 찾아가 착한 교복의 취지를 설명하자 대부분의 업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업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에 대구교육청은 착한 교복 도입을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 업계와 상생의 과정을 구축해 나갈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올해부터 도입한 `착한 교복`은 현재 대구 지역 211개 중고교 가운데 하복 83개교, 동복 24개교 학생들이 착한교복을 착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