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개최된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에서 발표된 `한국의 지방소멸위험지수 2019`에 의하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2.5%가 해당되는 97개 지역이 지방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2013년 75개 시·군에서 6년 만에 22개 시·군이 추가되었다. 이런 지방소멸지역의 증가는 지방도시들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현 정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중요한 국정지표로 삼아 추진하고 있고,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의 비율을 8:2에서 7:3과 6:4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방이양일괄법,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의 `자치분권 3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민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분권화와 균형발전 추진에 딜레마가 발생한다. 따라서 지역의 인구소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지역의 창의적 혁신적 접근이 요청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창조적 다양성이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런 역할을 추진할 수 있는 기구는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들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최근 지방대학들은 심각한 입학자원감소로 위기에 처해 있다. 기존처럼 등록금 수입으로 대학을 운영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하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대입가능자원은 47만8376명으로 2018년 기준 대학입학정원 49만7218명보다 적다. 5년 뒤인 2024년이 되면 대입가능자원이 37만3470명으로 40만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입학정원보다 12만37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은 지방대학의 운영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이제는 등록금수입으로 운영되는 대학에서 벗어나 대학 스스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기업들과 함께 산관학 융복합적 창조경영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정부는 3기 대학기본역량진단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칭)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신설한다고 제시하였다. 이런 접근은 지방의 소멸현상을 지방대학이 적극 나서서 해결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이제 대학은 상아탑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현실에 기반하는 실용주의적 학문세계인 산업탑에 입각하여야 한다. 심훈의 `상록수`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농촌의 현장에 가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였듯이, 이제 지방대학은 현장중심의 학문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있는 곳에서 주인역할을 하고, 있는 장소가 진실된 장소이다)의 자세로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를 극복하고 발전적 방안을 모색해 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역할을 지방대학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는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싱크탱크 기능으로 지방대학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할 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새로운 접근방법일 것이다,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대학의 전문인력들이 지역발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기업체와 사회단체와 지방대학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합심해 나갈 수 있는 소통협력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상호토론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지방소멸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지원만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자체적인 인구유입방안이나 지역특화전략들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산관학 협력기능을 수행하는 지방대학들에게 최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교육부와 산자부 및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정부에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대학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도록 요청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방대학도 지역의 인구소멸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첫째, 지역실정을 심도있게 분석·검토하여 최적의 방안들을 발굴하여 지자체와 지역기업 및 사회단체들과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개발하여 중앙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 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지방대학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싱크탱크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실정과 지역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양질의 전문인력을 배출해 내야 할 것이다. 넷째, 미래사회에 필요한 특화된 전문인력을 배출하도록 하고, 지역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진정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소재한 인적 물적 지식적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때 가능할 것이다. 단순한 소망과 기대로는 삶의 현장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룩할 수 없다. `현장이 답이다`라는 말처럼 이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대학은 같이 뜻을 모아 지역이 지닌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함께 모아 현장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내어 지방자치의 본 뜻을 실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