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이라는 선고를 받으면 누구든지 충격을 받게 된다. 이것은 이 병이 환자를 엄청난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그대로 두면 환자를 죽게 하는 무서운 병으로 최신의 암 치료로도 완치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은 암이 조기에 발견, 조기치료에 의하여 진행을 억제하거나 치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췌장암이나 폐암, 악성 뇌종양 등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암도 제법 많다. 또 치료가 가능해도 너무 늦게 발견하여 사망하는 일도 많다. 암에 걸리면 사람은 왜 죽는가? 이 물음은 난센스 같지만 이것은 암의 본질을 알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이다. 　 방치하면 암은 숙주(사람)를 죽이고 만다. 숙주(宿主)를 죽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암세포가 가진 특수한 성질에 있다. 　 동물의 세포와 식물 세포의 다른 점은 세포막에 있다. 식물의 세포막은 세루 로스로 구성된 세포벽이 있어서 핵 속의 유전자를 보호하지만, 동물 세포의 세포막은 인지질(燐脂質)로 구성되어 있어서 세포벽이 없다. 따라서 핵(核) 속의 유전자가 상처를 받기 쉽다. 이 상처받은 유전자가 변이(變異) 하여 생긴 각종 암세포는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는 한 제한 없이 분열 증식하여 암세포의 덩어리인 암을 만든다. 암세포의 분열은 끝이 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아주 많은 영양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동시에 주위의 정상적인 세포를 죽이는 물질을 분비하여 방출한다. 이 물질은 신체의 정상적인 조직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식욕을 감퇴시키거나 하여 환자의 신체를 현저히 쇠약(衰弱) 하게 한다. 　 우리들의 신체를 만들고 있는 정상적인 세포는 거의가 일정한 장소에서 생겨나고, 특정의 장소에서 작용, 그 후 얼마 안 가서 죽는다. 그런데 암세포는 림프관이나 혈관을 통해서 다른 장기(臟器)로 이동, 거기에 정착하여 증식할 수가 있다. 즉 암은 전이(轉移) 능력이 있는 것이다. 전이(轉移) 암 환자는 90%가 사망하고, 원발(原發)암 환자는 90%가 회복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렇게 암이 전이된 장기는 차차로 작용이 둔화된다. 암이 진행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쇠약하게 된다. 즉 체중이 현저히 감소해 버린다. 특히 암세포는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영양 공급이 불충분하면, 주위에 혈관(혈관신생)을 만들어 영양분을 빨아들인다. 암 환자가 체중이 2주 만에 10kg나 줄고, 1달 만에 15kg 준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는 지방(脂肪)과 근육만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臟器)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마저 소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혈액의 주성분인 적혈구(赤血球)도 감소하여 빈혈 상태가 된다. 체중의 감소가 특별한 것은 소화기계에 암이 퍼진 특별한 경우이다. 이것은 암이 환자의 신체 조직에서 맹렬히 영양을 빼앗아가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즉 환자는 대부분 영양실조로 몸은 극도로 쇠약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회복 불능인 상태 의학용어로 악액질(cachexia)이다.　 그 결과 눈의 언저리나 하반신이 붓고, 피부가 황백색으로 변하고 피부에 색소가 침착하여 검게 보인다. 암이 여기까지 진행하면 환자는 면역기능이 낮아지고 암과 싸우는 면역세포인 백혈구가 본래의 작용인 면역기능을 잃는다. 이 때문에 아주 약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感染)에도 저항력을 잃고, 쉽게 발열(發熱) 하고 전신이 심한 피로감에 쌓이게 된다. 이리하여 대부분의 장기(臟器)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을 상실하고, 환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오래 살기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또는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암을 조기(早期)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암이 생기는 원인으로 여겨지는 매일의 생활습관, 담배나 과도(過度) 한 음주, 스트레스를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100퍼센트 암으로부터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사람의 수명이 늘어날수록 암으로 죽는 사람은 많아진다. 유전자(DNA)의 변이(變異)는 암의 원인이 되겠지만 100%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생물의 진화의 원동력은 유전자의 변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