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친구를 협박, 억대의 돈을 뜯은 30대 2명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판사 김태환)은 성추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친구를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공동공갈)로 기소된 A(38)와 B(38)씨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대구의 섬유기업 대표인 C씨는 지난 8월 성추행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대학 동창생인 A씨에게 털어놨다. 변호사 비용이 필요했던 C씨는 A씨에게 빌려준 1억5000만원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A씨는 2017년 C씨로부터 주식투자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빌린 상태였다. 　 이후 A씨는 C씨에게 돈을 갚아야하는 등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자 지난 8월 대구 동구의 길에 세워진 B씨의 차에서 C씨의 상황을 알린 후 돈을 뜯어 낼 것을 모의했다. 　 B씨는 기자 행세를 하며 C씨에게 접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다.B씨는 지난 8월 대구 수성구 PC방에서 "나는 공무원 비리나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밥 먹고 사는 기자다. 지역의 유명 섬유업체 대표의 자제이자 세 아이를 둔 아버지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기업 경영에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니 현금 3억원을 준비하라"는 내용 등이 담긴 편지를 작성해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8월28일 오토바이 택배를 이용해 B씨가 작성한 편지를 C씨에게 전달했다. 편지를 확인한 후 겁을 먹은 C씨는 A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A씨는 "가족들이 알게 되면 충격이 클 테니 경찰에게 알리지 말고 합의하자"고 부추겼다.　 A씨는 C씨를 대신해 B씨의 전화를 받아 합의금을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낮추는 대범함을 보였고, C씨는 8월28일 오후 5시께 오토바이 택배를 통해 음료수 박스에 들어 있는 1억원을 B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C씨에게 빌린 돈도 이 범행으로 변제하기로 마음먹고 C씨에게 "너에게 빌린 돈으로 구입한 주식을 매도해 나머지 합의금을 마련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B씨와 돈을 받을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9월2일 서울의 커피숍에서 A씨가 준비한 가짜돈이 든 가방을 건네 받으려다 잠복 중인 경찰관들에게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