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꽉 쥐면주루룩 눈물이 쏟아진다주원료가 눈물이다사랑을 꽉 쥐어짜면쓰라리다주원료가 꺼끌꺼끌한 이별이다매일 매일 적의를 품고 달겨드는 삶을 쥐어짜면비린내가 난다주원료가 눈이 어두운 물고기다ct로 가슴을 찍어 보면구멍 뚫린 흰 구름 벌판주원료가 허공이다- 최문자, `재료들`　　 이 시를 읽으면서 어느 시인의 "내 삶의 8할은 바람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말은 시인의 삶 자체가 나그네처럼 떠 돈, 풍찬 노숙의 삶, 바람 같은 삶이었다는 말일게다. 참으로 인생의 주원료는 무엇일까? 슬픔? 기쁨? 고통? 쾌락? 행복? 사랑? 고독? 평화?....등등 인생의 재료는 무지개 색깔보다 더 많은 색깔로 참으로 다양하다. 인생의 맛은 또 어떤가?　 시인은 육안의 눈이 아닌, 상상력의 눈으로 인생을 깊숙히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시인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동시에 갖고 다니며 사물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호기심과 그리움의 마음으로.　 "어머니를 꽉 쥐면/ 주루룩 눈물이 쏟아진다/ 주원료가 눈물이다" 멋진 시적 표현이다. 그렇다 어머니의 주원료는 눈물이다. 끝없는 희생이다. 조건 없이 주는 가없는 사랑이다. 그리움이다.　 "사랑을 꽉 쥐어짜면/ 쓰라리다/ 주원료가 꺼끌꺼끌한 이별이다" 사랑은 쓰라림이 주원료다. 누가 사랑을 달콤하다 했는가. 사랑의 주원료는 쓰라린 슬픔이다. 사랑의 슬픈 양면성이다.　 "삶을 쥐어짜면/비린내가 난다/주원료가 눈이 어두운 물고기다" 시인은 삶이 `눈이 어두운 물고기`란다. 시행착오 속에 사는 눈이 퇴화 된 물고기! 그래서 쥐어짜면 비린내가 난단다. 비린내가 나는 구차한 삶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리고 삶의 가슴을 시티로 찍어 보면, 구멍이 뻥 뚫린 흰 구름 벌판이란다. 삶의 가슴을 시티로 찍다니! 구멍이 뚫린 흰 구름 벌판이라니! 멋진 상상력의 눈이다. 인생의 주원료는 텅 빈, 허공.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 진부한 표현 같지만, `공수래 공수거`가 인생의 주원료다. 　 풀잎에 맺힌 한 방울 이슬 같은, 눈먼 물고기 같은, 구멍 뚫린 흰 구름 벌판 같은,　 오오, 당신과 나의 이 비린 내 나는 삶! 그러나 오늘도 두 손 꽉 쥐고 내가 사랑해야 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