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산은 지리적으로는 삼한시대 변진의 일국인 압량소국, 일명 압독국으로 시작하여 신라시대에는 경주를 보호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학문적으로는 원효대사·설총·일연이라는 삼성현이 태어난 고장으로 유구한 교육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최근 경산 와촌면 소월리에서 6세기 신라인이 토지 관리와 조세 제도 양상을 기록한 나무조각이 출토되었는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1차 판독에 따르면 경산 인근 지역의 토지 현황을 기록한 토지관리 문서인 `목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또한 이번에 발굴된 목간 6면 중 2면은 당시 신라인들이 글자를 연습한 흔적도 남아있다고 하니 1,500년 이전의 토지 제도와 문화·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이번 사료 발굴 소식을 접하면서, 과거 신라인들이 글자 연습한 흔적조차도 현재 우리에게는 소중한 역사자료가 되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경산교육 면면들도 후대에는 역사적으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물론 우리가 경산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더라도 후대 교육역사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 신라의 하급관리가 목간에 글자 연습을 하며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모습처럼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도 그 변화 속도에 맞춰 살아가야만 한다. 다만 우리 모두가 본인 앞에 당면한 과제 해결에 급급하기 보다는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늘 연습하고 고민하는 성실한 자세로 삶을 대하다 보면 신라의 하급관리가 남긴 것처럼 먼 훗날 경산교육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