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문화권으로 `보수`의 이미지가 강했던 대구가 최근 여성, 청소년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으로 이미지 쇄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대구시의 성평등 지수가 2015년 중하위권에서 2016년 중상위권, 2017년 상위권으로 진입하는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면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남녀평등`의 도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대구시가 지난해 12월27일 단행한 인사에서 여성가족청소년국장으로 내정된 강명숙 국장이 오랜 기간 노력해 온 `발품`의 역할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개방형 직위인 여성가족청소년국장의 본질을 놓고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민선 6기 여성정책에 집중하기 위해 여성가족정책관을 만들었고 이는 민선 7기를 맞아 여성가족청소년국으로 승격했다. 사실상 여성, 아동, 청소년, 가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일명 `노른자`에 해당하는 부서라는 뜻이다. 강 국장은 지난 2006년 여성정책과에서의 근무를 시작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여러 각도에서 모색해 새롭게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여러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이렇게 탄생한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 그가 그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이 부각되면서 여성가족청소년국장을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강 국장은 "여성정책과에서 근무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들의 입장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정책에 시너지를 내려 했던 경험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 국장은 지난 1986년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뚝심` 하나로 30여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해 온 공무원이다.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보여왔고, 매일 같이 늦은 밤 퇴근을 당연시하면서 자신의 업무 스킬을 쌓았다. 지역과의 소통도 배제하지 않았다. 강 국장은 탁상행정 등의 오인을 받지 않기 위해 오래 전부터 북한이탈주민, 어린이재단 등 여러 사회단체와의 소통을 중요시 했고 이 같은 그의 생각은 지금에 와서도 변함이 없다. 더욱이 그는 이들을 돕는 후원도 아끼지 않아 귀감이 되는 공무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 국장은 "여성정책에 있어 유관기관과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오래 전 부터 생각해 왔다"면서 "상호 소통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나아가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강 국장은 여성가족청소년국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회 변화와 함께 달라진 여성의 역할, 다양해진 가족의 형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보육, 성평등 패러다임 변화, 성 주류화 확산 등 포괄적으로 현안을 파악해 이에 따른 정책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이주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족다문화팀과 여성권익팀을 신설해 운영 중에 있다. 이외에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청소년과 관련한 정책은 청소년팀이, 출산보육과 관련해선 인구정책팀·보육지원팀·보육기반팀이 각각 업무를 나눠 이에 필요한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의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안전을 위한 `여성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으며, 자갈마당 폐쇄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성매매 여성들과의 체계적인 상담을 거쳐 이들의 생계비, 취업지원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불법으로 운영되는 성매매 업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제보를 통한 단속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청소년수련원을 비롯해 여성가족플라자, 여성 일자리 1만개 창출, 보수·진보로 나눠져 있는 여성단체의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의 여러 사업 추진과 관련해 예산확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 국장은 "아직도 많은 타 지자체에서 대구를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데 대구의 성평등지수 등 다양한 지표와 여성관련 정책 등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앞으로 더욱 여러 사업을 통해 가정과 직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존중되는 인식개선을 이끌어내는데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