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후 이승만정부로부터 현재의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민주화운동의 승리로 아세아권 최고의 민주국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87년헌법체제는 시대변화와 국민수요에 따라 보완의 여지는 있지만 국민의 안전·자유·행복 추구에 그렇게 큰 위협요소가 있다고는 보지않는 것이 일반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이 헌법에 따라 박근혜대통령은 대의민주주의 의무 위배, 국민재산권보장·시장경제질서 및 헌법수호 의무 위반 등으로 탄핵되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탄생된 문재인 정부 또한 이제 겨우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을 뿐인데 많은 국민들은 이 정부의 국정운영에 또다시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머지않아 어떤 사태가 닥칠지 공포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문정권 들어 벌어진 권력형 부정비리를 새삼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부질없는 짓일지 모른다. 한 가족이 저지른 범죄혐의지만 세상의 모든 비리부정을 한 데 모은 듯한 조국전법무장관의 사례 하나만으로도 이 정부의 부정적 측면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 자녀들의 입학부정을 위한 경력조작과 조국전장관의 직무관련 범죄혐의인 사모펀드 투자는 그렇다 치자. 수사중인 유재수 뇌물혐의 감찰중단, 백원우 전민정비서관의 울산시장선거개입의혹 등이 모두 조전장관의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 재임중에 빚어진 사건들이다. 이를 보고 있는 국민들은 도대체 이 사람의 의혹은 끝이 어딜까 하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대통령과 권력실세로 알려졌던 이들 간에도 호형호재했다는 보도들이 나돌 만큼 국민들의 눈에는 청와대가 온통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문대통령은 조국전장관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했다가 중도 탈락의 챙피를 당했는데도 그를 사법개혁의 기수인양 치켜세웠다. 그 뿐아니다. 현정권은 박근혜전대통령의 사법처리과정과 전정권의 이른바 적폐청산에서 피의자 신분의 혐의자들에게는 거의 예외없이 포토라인에 세우거나 피의사실을 생중개하듯 흘려도 인권과 관련해 아무런 지적도 없었다. 지금 권력실세들의 수사와 사법처리 과정을 언론보도로부터 철저히 엄호하고 심지어 법규정을 바꾸어가며 언론의 수사과정 취재를 막는 등 과거 피의자들의 인권과는 현격한 차별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관련된 중대범죄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즉각 사과하고 조치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특히 이번에 불거진 울산시장선거개입의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엄청난 정치공작 사건이다. 대통령의 해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청와대가 이 지경인데도 여당은 대통령이 책임자를 임명하는 고위공직자수사처법안과 검경수사권조정법안, 연동형비례제선거법안 등을 제1야당의 반대에도 패스트트랙으로 밀어 붙이려 하고 있다. 이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대통령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공수처법으로 현재 수사중인 청와대실세들의 비리혐의와 같은 사건들을 과연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까? 이런 권력형 부정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범여군소정당에게 유리한 연동형비례제선거법에 의한 선거가 의혹투성이 정부와 권력을 올바르게 심판할 수 있을 것인가? 집권세력이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고 위선적으로 국민들에게 거짓을 우겨도 이를 심판할 수 없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모든 국민이 피해자가 되고 말 것이다. 　 청와대에 권력형 비리가 난마처럼 얽히는 데도 문대통령이 휴가중 독서로 한가함을 즐겼다는 보도는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청와대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느끼는 국민들에게는 세상이 무섭고 두렵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