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는 이래저래 동네북처럼 보인다. 다른 지역 국회의원이 자신의 불출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TK지역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내년 21대 총선에 용퇴하든지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라고 으름장 아닌 으름장을 놓는다. 친박계로 불리는 자유한국당 재선인 김태흠 국회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남권과 강남3구 등을 지역구로 한 3선 이상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다름 없는 것을 요구 한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TK출신 국회의원들은 당장 반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TK초재선 의원들조차 TK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태흠 의원의 발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뭔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충격요법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그렇더라도 하필 TK를 콕집어 언급한데 대해 이를 듣는 지역주민들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내년 21대 총선을 6개월 여 앞두고 터져 나온 사실상의 `TK중진의원 인위적 물갈이론`은 해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도 듣기 거북하다. 그것도 타 지역 출신의원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불순한 말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당직자도 아닌 사람이 3선 이상이라고 가이드 라인을 정해 재선인 자신의 희생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이 TK중진의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실상 물러나라고 한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도 옳은 태도는 아니다. 그의 말에는 TK에는 자유한국당에서 누구를 내 보내도 당선이 가능하고 그렇다면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람들에게 국회의원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물론 지역 유권자들중에는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본인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정당한 공천경쟁이라는 절차를 거쳐 해결하는 것이 민주정당의 도리다. 더구나 김태흠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만에 하나 그의 의도가 TK지역에 친박계를 내리 꽂으려는 의도라면 유권자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TK지역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보자. 자유한국당이 다른 지역에서는 단 한명의 광역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할 때 TK지역에서만 2명의 광역단체장을 당선시켜 그나마 한국당의 체면을 세워줬다. TK는 고비고비마다 어려운 자유한국당을 도왔다. 그런 도움에도 불구 TK출신 의원들은 중앙당에서 자유한국당의 주류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지역주민들은 그런 현실을 늘 아쉽게 여기지만 말 없이 지켜보고 있을뿐이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의원 스스로 아름다운 용퇴를 하는 것이다. 그런 용퇴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은 잘못된 공천의 쓴맛을 깊이 맛보았다. 친박에서 더 나아가 진박까지 등장했다. 결과는 어땠는가.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과반의석이 무너졌고 민주당보다 의석수가 줄어들었다. 그런 공천 파동과 의석수 변화는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지게 됐다. 유권자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인위적 물갈이가 가져온 부작용을 한국당은 벌써 잊었단 말인가. TK의원들도 이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원들 스스로 힘을 모아 지역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고 한국당 텃밭으로 유권자들의 지지에 걸맞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툭하면 TK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나쁜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그런 사안에 대해선 TK의원들이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TK가 동네북처럼 대접받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