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포항 11.15촉발지진에 대해 감사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금요일(19일) 포항시청 간부 공무원 3명이 처음으로 감사원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자료수집 등 예비 감사에서 본 감사로 속도를 내는 것 같다. 앞으로 포항시민들의 눈과 귀는 감사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철저한 감사와 함께 가능한 빨리 그 결과를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감사원의 경우 통상 감사 과정을 중간 브리핑 하지 않는다. 업무의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포항시민들 입장에서는 감사원이 `무엇을`, `어떻게`, `왜` 감사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다. 감사원 감사는 2군데에서 감사 요청을 해 시작됐다. 하나는 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2018년 11월14일 국민감사청구(청구인 임해도)를 한 것이고, 또 하나는 정부조사연구단의 촉발지진 발표(2019.3.20.) 5일 뒤인 3월2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스스로 공익감사를 요청한 것이다. 피해자인 포항시민들은 지금 감사원 감사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왜냐하면 과연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감사 결과가 나오겠느냐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의구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감사원은 통상 국민감사가 접수된 후 한 달 이내 감사 실시 여부(인용 또는 기각)를 청구인에게 통보한다. 하지만 감사원은 한 달을 훌쩍 넘긴 뒤에야 청구인(임해도)에게 `서면조사 등의 사유`로 감사 연기를 통지 했다. 청구인이 감사 실시 통지를 받은 것은 정부조사연구단 발표(3월20일)보다 한 달이나 지난 4월 하순이었다. 정부조사연구단의 촉발 지진 결과가 없었다면 감사원 감사는 아예 기대할 수 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2017년 11월15일 규모 5.4의 본 지진 발생 이후 수많은 언론과 과학계에서 포항지진은 포항지열발전소와 관련이 있다고 대대적으로, 계속해 보도했다. 당연히 국민의 편에 선 감사원이라면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감사에 착수 했어야 했다.   이것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아직도 사과 성명 하나 없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국가의 직접적인 책임이 미미하기 때문에 감사원은 `감사(監査)`를, 산업통상자원부는 `사과(謝過)`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포항시민이 분노하는 이유다. 다음은 감사원이 현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각종 언론에도 수없이 보도되었듯이 포항 지진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 부지 및 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예방 가능 했음에도 엄청난 피해로 이어지게 된 데에는 특정 정부 책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정 정권을 떠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  포항시민들이 감사원 감사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감사 결과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포항지진 관련 특별법 제정과 그 안에 담길 내용, 민·형사상 소송 등에도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감사 결과, 국가(정부) 책임이 시민들이 기대했던 것 보다 미미하다면 정부와 여당은 당장 어떤 태도를 취할까. 특별법 제정 노력은 물론 특별법 안을 제출해 심의하더라도 피해 구제(배·보상)에 소극적 자세를 취할 게 뻔하다. 특별법에 포항시민들이 기대한 만큼의 충분한 내용이 담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이 많은 국가 예산을 들여 배·보상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또 특별법에 담길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포항지진을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조사연구단 발표 이후 국회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사업자 및 부지 선정 과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강행된 지열발전소 물 주입과 사전 통보 등 수많은 의혹 부분은 빠져있다. 포항시민들이 감사원 감사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유다. 다시 한번 정도감사(正道監査)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