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이 1174조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토지자산이 증가세를 주도한 가운데 해외 투자 확대로 금융순자산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구당 순자산도 평균 4억2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것으로 조사돼 ‘부동산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작성한 ‘2018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5511조7000억원으로 1년 전(1경4337조3000억원)보다 1174조4000억원(8.2%)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8.2배 수준으로 1년 전 7.8배보다 확대됐다. 국민대차대조표는 국제연합(UN)의 국민계정체계를 기준으로 일정 시점의 토지자산 등 비금융자산과 금융자산, 금융부채 등을 기록한 통계다. 한은은 이번에 기준년을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해 통계를 발표했다. 국민순자산 중 비금융자산은 전년대비 993조(7.1%) 증가한 1경5049조9000억원이었다. 토지자산이 583조6000억원(7.6%) 늘어 전체 비금융자산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또 건설자산도 322조1000억원(6.8%) 늘어났다. 지식재산생산물 자산은 비중은 적었으나 36조5000억원(8.3%)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은은 "지난해 토지와 건물, 지식재산생산물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과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금융자산의 절반이 넘는 토지자산 비중은 1년 전 54.3%에서 지난해 54.6%로 확대됐다. 땅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5년 이후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토지자산의 GDP대비 비율은 434.3%로 2017년 보다 18.2%p 증가해 GDP의 4.3배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7년(437.6%) 이후 최고치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46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1조4000억원 늘어나 국민순자산 증가를 도왔다. 지난해 해외투자 확대로 대외 금융자산이 늘어난 반면 국내 주가 하락으로 대외 금융부채는 줄어들었다. 가구당 순자산은 4억1596만원으로 1년 전(3억9932만원)에 비해 1664억원(4.1%) 가량 늘었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을 지난해 추계인구(5160만7000명)로 나눈 뒤 평균 가구원수 2.46명을 곱한 수치다. 다만 가계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에 쏠려있었다. 가계 순자산에서 주택과 주택 외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호주(73.7%), 프랑스(66.3%), 영국(55.0%), 캐나다(53.6%), 일본(42.0%)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4.0%로 1년 전(4.9%)보다 감소했다. 자본서비스물량은 고정자산이 일정기간 생산 과정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양을 의미한다. 건설, 설비투자가 부진했던 탓에 물량 증가율도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