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이 일어난 지 벌써 1년8개월이나 되었다. 포항지진은 2017년 11월15일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던 포항지열발전소의 수리자극(물 투입)으로 일어난 것으로 정부조사연구단 조사에서 밝혀졌다. 자연지진이 아니라 인공지진이었다.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로 국가의 잘못이 명백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피해를 입은 피해자(포항시민)에게 가해자(국가)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배·보상 등 피해구제를 위해 책임을 져야한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는 것 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포항지진 특별법은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그 배경에는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득실이 숨어 있다. 특히 칼자루를 쥔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등 정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특별법에 미온적인 여당과 정부를 향해 포항시민들은 "포항지진을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며 연일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메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시민들은 여당과 정부가 특별법 제정에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주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포항지진특별법안을 해당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에 대표 발의하기로 결정, 각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포항시민들은 홍의원의 특별법안 발의 결정에 하나같이 감사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깜깜 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민주당이 특별법안 제출을 놓고 정부와 조율중인지, 아니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지 궁금증만 더하고 있다.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김정재의원(포항북)이 발의한 특별법안이 3개월만에 상임위에 상정됐다. 현재 바른미래당 하태경의원도 특별법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시민들은 3당 발의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되어 올해 내로 특별법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포항에서는 특별법과 관련해 온갖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입장은 선(先)민사소송, 후(後) 특별법이다`, `정치권 관심 밖이라 물 건너갔다`, `만약 타지역이었다면 이렇게 뒷짐만 지고 있겠느냐`, `민주당사와 7번 국도를 점거해야 한다`, `지역 여·야 정치인들의 이해득실 때문에 더 어렵다` 등등.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대표가 올해 4월10일 포항 지진피해 현장을 찾았다.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한 것을 본 이 대표는 "전 정부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국가는 연속 책임이 있으므로 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석했던 시민들이 큰 박수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여·야 원내대표들도 정기국회가 열리면 포항지진특별법을 가장 우선해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길 포항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포항 지진특별법이 내년 4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특별법 공헌^득표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내년 총선과 다음 지방선거 출마후보들이 특별법제정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도 다 이같은 이유에서다. 만약 포항지진특별법이 올해 내 제정되지 못하고 내년 총선을 넘긴다고 가정해보자. 한국당보다 민주당이 더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자명하다.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의 실망이 분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이 여당 손에 달렸다는 뜻이다. 더 이상 포항지진특별법이 정쟁의 대상으로 이용되지 않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