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일이 터지기전 미리 단도리를 잘했으면 쉽게 처리할 일을 대처를 늦추다 큰 피해를 입는다는 의미다. 일본의 경제보복조치 단행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일 간의 갈등이 필자의 눈에는 그런 모습으로 보인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급한 사람이 살길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두고 섣부른 감정적 대응보다 이성적으로 대처해나가는 것이 필요한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반일 감정을 부추긴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기업에 피해가 생기면 맞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엔 이렇게 맞대응하겠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감정적 대응 방식을 보면서 3년전 중국과의 사드 갈등 때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되돌아본다. 우리가 우리 땅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요격하는 군사 장비를 설치하는데 중국은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이 침해된다고 소위 한한령(限韓令)이란 것을 발동했다. 한한령은 중국이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내린 한류 금지령을 말한다. 그러나 한한령은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이나 드라마 방영 금지에 그치지 않았다. 화장품 등 한국산 상품의 통관 지연 및 불허, 클래식 공연 취소,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 제한 등 경제 전반으로 한국기업을 압박하는 것으로 번졌다. 안보 관련 이슈인 사드 배치에 중국이 경제 규제 조치로 한국에 피해를 준 것이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그 피해는 막심했다.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 롯데 그룹도 엄청난 타격을 입었으며 그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지난달 말 일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주석은 2년만에 다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해결 방안이 검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정부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내정간섭이 아니냐며 강하게 나간적은 없는것 같다.  맞대응은 없었으며 오히려 중국에 사드보복 조치를 풀어줄 것을 사정하는 저자세를 보였던 걸로 기억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를 국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 장비를 설치하는데 국회 비준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들 사이에도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국방문제와 관련 중국이 보복조치를 단행 했지만 중국산 제품을 사지 말자는 공개적인 반중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은 국제법 등을 의식한 탓인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아주 교묘하게 사드 보복조치를 지속해왔다.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해있는 우리 경제 상황을 교묘하게 악용한 것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대응하던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태도는 작금의 일본 경제 보복조치 단행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다. 물론 우리와 일본의 관계는 특수한 관계지만 우리의 안보와 관련된 사항에는 오히려 강하게 나가지 못했던 것과 너무 다른 대응방식이 혼란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시종일관 저자세로 일관했지만 사드 배치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국내 관광산업은 중국의 보복 조치로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금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우리정부와 집권당의 대응방식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꼬이게 만드는 것 같다. 문제 해결의 지름길은 양국당사자들이 만나 서로 얼굴을 맞대고 오해가 있다면 푸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일 두 정상도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미국에 중재를 부탁하거나 세계무역기구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보다 당사자 간 해결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정부의 대응방식이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