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후 분포상 7, 8월이면 장마와 태풍이 온다. 장마는 여름철에 계속해서 많이 내리는 비이며 장마 기간을 장마철이라고 한다. 무엇이든지 적당한 것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데 넘치는 것은 항상 화가 된다. 물은 우리 생활에 절대적 효용가치가 있는데 과분하면 물난리라하여 사람들에게 심한 해가 된다. 우리속담에도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는 말은 가뭄때는 농사가 안되지만 장마가 크게 져 홍수가 나면 그 피해가 더 크니 물을 더 무섭게 여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는 말은 불이 나면 타다 남은 것이 있으나, 수재를 당하여 한 번 물에 씻겨 내려가 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삼년가뭄에는 살아도 석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격언은 가뭄이 오래 계속되는 것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기도 하다. 홍수는 `큰물`이란 것으로 장마가 계속되거나 태풍이 와서 필요이상의 비가 산사태나 강물의 범람으로 많은 피해를 보는 기상의 이상현상이다. 물난리의 현상은 장마의 요인도 있겠지만 바람으로 인한 민가의 피해가 막심하다. 바람은 기압의 변화로 공기의 움직임이다. 바람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뭇잎이 흔들리거나 사람의 몸에 시원함을 느끼면 바람기가 있다는 것이다. 일상적 느낌으로 솔밭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사람에게 쾌감을 맛보게 하는 것은 그 바람에는 가시가 없고 모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팔만대장경에 꽃향기에 거슬려 부는 바람은 모든 탐욕과 고통과 죄악을 뜻하며 빠른 바람은 번뇌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어릴 때 누구나 불렀던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그 바람은 좋은 바람, 농부의 땀을 씻어주네. 바람은 보이지 않는 악기. 가랑잎 산에선 가랑잎 노래. 대숲 아래선 댓잎의 노래. 바람의 종류도 많지만 솔솔부는 시원한 바람이 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마음이 상쾌한 것이 마치 오래간만에 그리운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반가운 바람도 있다. 사람이 바람으로 인하여 가장 걱정이 되고 염려가 되는 것은 장마에 뒤섞여 부는 태풍이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성 저기압이다. 그리고 흔히들 듣는 `태풍의 눈`은 태풍 중심부의 비교적 조용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는 부분이라 한다. 태풍이 불때에 중심에 가까울수록 원심력이 세어지는 까닭에 심한 물난리 현상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한반도에 속해서 해마다 4, 5개의 태풍이 불어 물 부족현상은 덜지만, 동반한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는다. 삼면이 바다라서 함께 오는 해풍의 영향으로 재산상 피해가 아주 많다. 인간의 능력으로 어쩔 수 없이 당하기만 하는 처지에 해마다 찾아오는 수난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속수무책이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손을 묶은 듯이 꼼짝 못하는 신세다. 비는 사람이 만들 수 없는 물체다. 기상학적으로 비는 대기중의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기어 땅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이다. 비는 물로 형성되어 이 땅에 존해하는 모든 물체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인간은 물의 사용가치를 알아야 한다. 물은 생명의 소리, 존재의 소리, 영원히 생성하는 소리에 미묘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