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또 헛소리를 했다. 그는 7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은 `대북 제재로 북한에 대한 무역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징용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게 명확하게 된 만큼 무역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무역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무리 감정이 좋지 않은 나라라고 하지만 한 나라의 책임자가 그렇게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은 도저히 용서될 수 없다. 아베는 지난 동계올림픽 전에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발표에 대해 시비를 붙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내정간섭 하지 말아달라"는 말에 움찔한 적이 있다.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것은 책임 있는 자리의 정치인이 할 짓이 아니다. 한낱 시정잡배도 상대가 있고 그 상대의 입장이 있으면 함부로 떠들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런데 그런 무책임한 말을 일본 총리가 했다. 청와대는 물론 즉각 반발했다. "일본 고위 인사가 얘기한 의혹은 스스로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명확히 어떤 부분에 의혹이 있는지 그쪽에서 밝히지 않고 우리가 무엇인지 찾는다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북제재 결의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하에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고 말해 아베가 말한 대북제제의 문제점을 불식했다. 일본의 망동은 총리뿐만 아니다. 언론도 준동하고 있다. 한 언론은 `한국 정부의 대응에 변화가 없을 경우 추가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짝을 맞춰 경제보복을 저지르는 일본의 행태에 대해 이제는 전 세계가 나서야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우리 대법원이 내놓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 판결 때문이라는 점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우리 정부가 아베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소한 대북제재가 느슨하다는 아베의 발언은 우리가 그동안 견고하게 지켜온 안보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과연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강대강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일본에 대해 취해온 태도가 너무 느슨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지구상에 가장 염치없는 국가로 일본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경제력으로 그런 여론을 무마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기회에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에 저질렀던 만행을 다시 한 번 꺼내서 고스란히 알리는 일을 벌여야 한다. 일본의 비열하고 간교한 정체성은 과거로 흘러간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