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사진)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에 대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크게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 검찰의 의견 제시는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 후보자는 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검찰의 권한을 축소해서 정상화해야 한다는 게 검찰 개혁의 요체(要諦·핵심)라고 생각한다"며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유지하면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폐지하거나 경찰에 자율 영장청구권 부여 방안 ▲검찰 영장청구권을 유지하되 직접수사권은 대폭 축소하는 방안 등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검찰의 본질적인 기능은 소추(訴追·법원에 심판을 신청해 수행하는 것)라고 생각한다"며 "강제수사 영장 청구는 소추에 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지휘는 결국 검찰과 경찰의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으로, `지휘`라는 개념보다는 `상호협력`의 문제"라며 "직접수사 문제는 검찰이나 경찰,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어디서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부패 대응 역량이 강화된다면 (직접수사를) 꼭 검찰에서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며 "지금 당장은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되 (검찰이 직접수사를) 장기적으로는 안 해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 의원은 일본 검찰에 특수부가 3곳(동경·나고야·오사카)만 있는 것을 언급하며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점진적으로 떼내 분야별로 수사청을 만들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독립하는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자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답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현 문무일 검찰총장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국회의원 전원에게 건의문을 보낸 것을 두고 `조직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된 후에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끌고 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윤 후보자는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것은 확정된 안이 아니고 여러 조항마다 의원님들도 서로 의견이 다른 걸로 생각한다"며 "저희가 실무자이자 전문가로서 좋은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이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나 성안된 법을 틀렸다고 폄훼하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 의원님들께 부담을 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기존 검찰은 경찰에 통제 받지 않는 권한을 부여하는 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고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폐지하게 되면 수사권 남용 및 부실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자는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느냐 안하느냐 문제보다 만약 종결권을 부여하면 어떻게 보완하는냐 하는 것이 문제"라며 "검찰에서 시정조치요구를 했는데 (경찰이) 정당한 이유라고 (거부)할 수 있다"며 "정당한 이유 해석을 놓고 검경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고 명확하지 않다보니 서로 의견을 좁혀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수직적·권위적 개념인 지휘라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권을 중시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검·경간 협력관계가 잘 이뤄지는 것이 수직적인 지휘개념을 유지하는 것보다 형사법 집행에 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보완을 요구했는데 경찰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통제 시스템이 생겨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