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시대부터 인류의 문명은 강유역에서 시작되었고 먼 곳을 찾을 필요없이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을 비롯한 모든 광역도시가 강과 바다에 접하고 있다. 강(江)은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내(川)이다. 물론 강은 원류가 있고 지류와 세류가 있지만 흘러가는 목적지와 종착지는 바다다. 바다는 지구위에, 짠물이 괴어 하나로 이어진 크고 넓은 부분으로 지구 표면적의 70.8퍼센트, 육지면적의 2.43배라 한다. 먼저 떠오르는 느낌으로 강하면 길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바다하면 매우 크고 넓음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강이나 바다의 일반적인 특징은 모든 것이 사람이나 사람의 생활과 아주 가까운 관계를 하고 있는 어머니의 가슴같이 느껴지는 우리의 포부다. 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씀이, `논어`에 공자가 강변에서 세월을 한탄하는 시(詩)를 읊었다. 흘러가는 강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가는 자도 이와 같을까? 주야로 흘러서 쉬는 일이 없구나" 강물의 흐름을 보고 무상한 인간의 생명과 존재를 발견했다고 한다. 강은 언제나 우리 인간에게 크고 깊은 교훈을 보여주고 있으며, 산보다도 더 소박하고 근원적인 정서의 이끌림이 매력이라 한다. 시인 제임스 다이어는, `보라, 강은 흐르고 있다/숲과 초원도 헤쳐가며 흐르고 있다/빛 아래서도 그늘 아래서도 흐르고 있다/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물결은 물결을 따르면서/그 깊은 어디로 향하고/변덕수다한 긴 여로를 가지고 있다/마친 인간들이 끝없는 잠의 세계로/가고 있듯이.` 우리 국토의 혈맥처럼 흐르고 있는 5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모두가 기름진 평야를 거느리고 우리 국민에게 삶의 풍요로움과 많은 전설, 그리고 많은 애환을 안고 바다로 흐른다. 바다가 고향인 통영출신 청마 유치환 시인은`나는 고독하지 않다`는 글에서, `나일강이여,유프라테스여,그리고 갠지스,황하여, 그리고 동방의 조그마한 어머니, 낙동강이여, 저 천지개안의 아득한 비로삼나불터. 하늘과 땅을 갈라 흘러 멎음없는 너희는 진실로 인류의 거룩한 예지의 젖줄`이라 찬양하였다. 바다를 지배하는 민족은 대륙도 지배할 수 있다고 한다.모든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넘치는 일이 없다.바다만큼 사람을 압도하고 두렵하게 하는 것은 없다. 최남선의`바다를 보라`라는 글에, 큰 것을 보고자 하는자, 넓은 것을 보고자 하는 자, 기운찬 것을 보고자 하는, 끈기 있는 것을, 그리고 큰 용기와 대망을 품고자 하는 자는 바다를 보라, 그대에게 커다란 이상을 주리라.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에 바다는 잔잔하고 몹시도 아름다우나 잔인해질수 있다고 했다.태풍이 몰아칠 때 노도의 바다는 선박과 해변을 완전히 쓸어버리고 초토화시킨다. 그야말로 광풍은 항구의 모습을 갈아버린다. 그러나 팔만대장경에는 태양과 죽음의 바다는 인생의 여정이 험로 한 것임을 설법하고 소용돌이치는 바다는 불타고 있는 속세와 같다고 한다. 바다는 입으로 말하는 자가 아니라, 일로 말하는 자요, 말로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자라, 한번 바다를 맞이해보면 큰 감화를 받을 것이다. 아득히 영원적이면서 동적인 바다는 언제나 마성을 띠고 있다. 바다는 강을 거부하지 않고 언제나 물이 모자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