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나 연인들이 자주 싸우고 심지어 헤어지기까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주 싸우게 될까요? 그것은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차이 때문일 겁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상대방에게 자꾸 충고를 하게 되고 잘 되라고 해준 말들이 잔소리로 들리게 되어 다툼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 고부(姑婦) 사이 등에서도 지나친 충고와 간섭으로 인해 갈등과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싸움은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의 충돌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싸움은 선한 마음과 선한 마음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정의와 불의가 대치하여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는 정의를 추구하기 위하여 노력하다보니 서로 싸우는 겁니다. 정의를 바라보는 시각과 추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거지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여당과 야당으로 나누어져 서로 논쟁을 하고 대립하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여당도 야당도 국민을 위해서 선의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지 악의로 정책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가 자신이 개념화한 선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싸움이 시작되는 것은 자신이 개념화한 선의의 잣대에 따라 상대방을 사랑하고 보호하게 될 때 상대방 역시 자신의 개념화된 선의의 입장에서 보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다툼이 시작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개념화 된 선의가 서로 대립하지 않고 같다면 어떨까요? 물론 다툼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이러한 경우를 우리는 `코드가 맞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회사 내에서도 개념화된 선의의 정의(定義)가 같은 사람들끼리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하면서 일을 다툼이 없이 잘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아랫사람이 윗사람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합니다. 만약에 조직이나 국가에서 개념화된 선의가 동일한 사람들끼리만 일한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보면 발전이 없는 사회가 될 수가 있을 겁니다. 노자(老子)는 말하기를 사람은 대립(對立)하는 두 개념의 어느 한편에 서지 말고 대립 면(面)에 서라고 강조를 했습니다. 어느 한편에 서는 시점부터 생각이 하나의 개념으로 고착화(固着化)되고 나아가서 아이디어의 생산도 멈추게 되며 상대방의 개념을 부정하게 되고 따라서 더 이상의 고민과 발전이 어렵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느 사상, 이론이나 정책 등의 한쪽에만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때부터 한쪽만을 지지하며 집착하게 되고 다른 한쪽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하지 않게 되는 경향을 띄게 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대한 논의가 자주 있었습니다. 정치권에서 두 개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TV에서 각자의 주장을 펴는 모습을 보면 개념화된 자기의 주장만 초지일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두 개념의 대립 면에 서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하나의 더 나은 개념으로 수렴시킬 수도 있겠지요.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한때는 소비가 미덕일 때도 있었고 생산이 미덕일 때도 있었습니다. 또 성장이 미덕일 때도 있었고 분배가 미덕일 때도 있었지요. 상반된 개념인데도 시대상황에 따라 개념화된 미덕의 기준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되고 있는 최저 임금제, 주 52시간 근무, 탈원전 이슈 등도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는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개념화된 선의만을 주장해서는 안 되고 상대방이 주장하고 있는 선의와 대립 면에 서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