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일자로 단행한 서기관(4급)급 인사에서 행정직 3명과 기술직 1명이 승진하자 기술직 공무원들이 형평성을 거론하며 술렁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 대상자 12명 중 행정직이 5명이었고 기술직이 7명이어서 기술직 2명은 승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는 반증이다. 2일 경주시 한 기술직 공무원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주낙영 시장이 연공서열을 없애고 청렴성과 업무 능력을 우선으로 한다고 선언해 그동안 행정직 위주의 국장급 승진에서 기술직이 차별없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게다가 승진 대상자 중 기술직의 숫자가 더 많아 당연히 비어 있는 4자리 중 2자리는 채울 것이라 기대했지만 역시 행정직의 장벽은 높았다"고 말했다. 기술직 중 4급 승진은 이진섭 북경주행정복지센터장 뿐이었다. 이처럼 과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할 경우 행정직과 기술직의 경계는 없어지는 것이 상례다. 다만 그 경우 기술직 공무원이 행정직이 주로 보임되는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한계는 있다. 기술직 공무원이 부단체장인 3급으로 임용되는 경우는 있지만 4급 국장 자리에서 기술직은 여전히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센터장이 간 자리는 행정직과 기술직이 모두 갈 수 있는 자리여서 직렬을 가르는 인사 고정관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공무원은 "경주시의 국장급 자리는 모두 11개로 이 중 기술직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도시개발국장과 농축산해양국장 정도"라며 "전체 공무원 중 행정직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기술직의 승진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성 공직자는 이종월 경제정책과장이 의회사무국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공무원들의 형평성 논란도 있다. 지난 6월 퇴임한 여성공직자 중 문화국장과 맑은물사업본부장이 여성 공직자였던 점에서 오히려 1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 여성 공무원은 "전체 공무원 가운데 여성 공무원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여성 간부 공무원은 당연히 늘어나야 하지만 아직 그 형평성을 달성할 길은 멀어 보인다"며 "공무원 사회에서 성평등은 상당히 보장됐지만 승진에서는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성과 외풍 차단, 청렴성과 능력을 강조해 온 주낙영 시장의 인사가 논란에 오르면서 하반기 경주시 공직사회의 사기가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