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속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속도의 상징이라 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과 로봇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성과물이지만 훨씬 더 뛰어난 능력과 속도로 인간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오히려 인류의 삶의 본질을 변화시키거나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지만 때로는 인간 본성을 황폐화하거나 정체성을 혼돈에 빠뜨리기도 한다. 빠른 속도의 시대에 뒤쳐지지 않나 불안해하는 고립된 `나`를 멍하니 지켜볼 때가 종종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많은 장점과 효율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간본성이 감당해야 할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감정(感情)과 감성(感性), 감각(感覺)의 결여다. 인간만이 가지는 즉 작가의 감정과 감성, 감각의 결과물이 바로 미술이고 예술이고 창작이다. 이러한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感想)함으로써 공감(共感)과 감동(感動)을 얻는 것도 인간만의 영역이다. 미술작품 속에서 숨 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때 인간다움을 느끼게 된다. `예향`의 도시, 광주와 전남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른 지역이나 도시보다 앞서가는 부분도 상당히 많이 있다.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바로 문화와 미술, 예술 등 예향(藝鄕)으로서의 향토적 역사적 장점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도의 문화적 자산과 4차 산업이 융합할 때 광주·전남은 명실상부한 예향과 4차 산업의 선도지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無等美術大展이 `서른다섯번째`를 맞이했다. 35년동안 전국 각지에서 연인원 38,967명이 무등미술대전에 출품하여 18,652여명의 입상작을 배출하였고 특히 대상수상작품 243점은 지역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있으며 2020년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때 기념전시회를 갖을 생각이다. 그 동안의 성과로 무등미술대전 추천작가 707명과 초대작가 808명이 탄생함으로써 명실공히 전국적 권위와 명성을 가진 민전으로 자리잡아 우리나라 미술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역사와 전통의 깊이와 무게는 그 어떤 대전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명성과 위상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급격한 속도의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소명에 대해 성찰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디지털 속도시대의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술이고 예술이다. 화려한 빛의 시대에 묵향의 지극히 단순함의 무게가 더 깊이 와 닿을 때가 있다. 빈틈하나 없는 공간부족의 시대에 텅 빈 여백의 미(美)가 더욱 가슴을 울릴 때가 있다. `빛과 속도의 4차 산업시대의 무등미술대전의 재발견`, 출품해주신 작가님들의 수준 높고 품격 있는 작품과 이를 둘러보는 관람객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