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친박계인 홍문종 국회의원이 지난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당을 떠났다. 의정부을이 지역구인 홍 의원은 4선 중진 의원으로 당 사무총장도 지낸 대표적인 친박 국회의원이다. 홍 의원은 대한애국당과 보수우파 본류 태극기 세력을 합쳐 (가칭)우리공화당을 창당하고 조원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신당 명칭을 신공화당으로 하려던 홍 의원은 신공화당이 선관위에 이미 등록돼 있어 우리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홍 의원은 "내년 21대 총선에서 보수우익의 정권 창출을 위해 보수우파 본류인 태극기 세력과 함께 `우리공화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어렵고 험난한 길로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은 우파 세력 재건, 내년 총선 승리, 2022년 정권 창출이 목표"라며 "재선 가능성이 있는 의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참신한 인물, 많은 젊은이와 정치 신인 등이 관심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의원은 "총선 전에 국회의원 40∼50명 정도를 거느리는 당이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이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40~50명은 한국당 의원들이 자신의 탈당에 동조해 향후 당을 나올 것이라는 말이다. 홍 의원의 말대로 과연 앞으로 자유한국당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알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한국당 의원들의 반응을 보면 홍 의원의 탈당은 개인적 행동에 그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동조는커녕 오히려 비난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홍 의원이 최대 50명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거란 말도 안되는 발언으로 당 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개인의 영달이 우파 통합이란 대의를 막아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같은 친박계 의원마저 비난에 가세했다. 김태흠 의원은 "선배님의 탈당과 창당 선언은 보수우파를 공멸시키고, 좌파독재 정권의 장기집권을 돕는데 촉매 역할을 할 뿐"이라고 탈당을 비판했다. 황교안 당 대표도 "분열은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 자유 우파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탈당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과연 홍 의원의 신당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적어도 홍 의원의 말대로 정계개편의 불쏘시개 역할은 할까. 홍 의원은 자신의 탈당이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접촉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말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묵시적 동의를 한 것처럼 시사하는 대목이다.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말로 들린다. 신당의 정치적 배경이 될 태극기 부대는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탄핵당했다고 주장하며 줄기차게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었다. 대구경북은 태극기부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내년 4월 치러질 21대 총선 가도에서 어느 정도 대구경북에서 세 규합을 할지 여부에 신당의 성공가능성이 달린 셈이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니 자유한국당의 공천결과가 변수가 될 것 같다. 공천에 탈락한 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어 놔야 할 것이다. 만약 동조세력이 늘어난다면 그것도 일종의 정개개편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신당의 정치 색깔로 볼 때 신당의 성공여부는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당은 당장 현 정부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반문연대를 결성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주장에 공감하는 보수진영의 민심을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신당은 아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교감을 내세워도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