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광주에서는 10대 4명이 원룸에 알고 지내던 친구를 불러 번갈아 때리거나 집단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저녁 숨진 피해자를 불러 같이 음식을 시켜 먹은 뒤 자신들에게 욕을 해보라고 한 다음 때리고 피해자가 담배를 가져오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무차별 폭행했다고 한다. 이들은 쓰러진 피해자를 심폐소생술을 하고 깨어나지 않자 이불을 덮어두고 옆방에서 2시간 동안 도주 방법 등을 논의했다니 할 말이 없다. 이튿날 새벽 원룸을 빠져나와 태연하게 평소타고 다니던 렌터카를 타고 순창으로 달아났던 이들은 부모의 설득으로 범행 후 이틀이 지난 10일 경찰에 자수했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폭행치사 혐의로 모두 구속됐지만 경찰은 지난 19일 검찰 송치단계에서 이들에게 폭행치사 대신 형량이 훨씬 무건운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한다. 두 달 동안 피해자를 하루도 쉬지 않고 때리고 조롱했다니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잔혹 범죄인 만큼 경찰의 처사가 부당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세수대야에 물을 받아 놓고 물고문까지 했다고 한다. 조사를 했던 경찰이 오죽하면 10대인 이들에게 살인죄까지 적용했겠나 싶다. 그만큼 이들의 범죄엔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어떻게 18살 같은 또래 친구를 죽도록 두들겨 팰 수가 있는가. 그것도 4명이 한 사람을 말이다. 10대들의 잔혹한 범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등장하고 있지만 유사한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뉴스를 보거나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그런 범행을 반복한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졌다면 경각심을 갖고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하거나 자제하는 게 맞다. 지난해 11월말 인천에서도 아파트 옥상에서 동급생 4명의 집단폭행을 견디지 못한 중학생이 추락사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숨진 학생은 이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고 사건 발생날에도 이들의 폭행을 견디지 못해 피하려다 안타깝게도 15층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피해자가 추락한 뒤 경비원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기 전 집단 폭행사실을 숨기기위해 도망가면 더 의심받을지 모르니 폭행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가 혼자 뛰어내린 것으로 하자고 말 맞추기까지 시도했다고 한다. 친구를 죽게하고도 죄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생각을 했다니 누가 이들을 순진한 어린 중학생이라고 말 할수 있겠는가. 범행현장에 있었던 남학생 3명과 여학생 1명은 지난달 열린 1심 재판에서 소년법상 단기 징역 1년6월~장기 7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형량이 부당하다고 항소한 상태다.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가 어른들 뺨칠 정도로 갈수록 잔혹하고 대담해지고 잊을만 하면 또 터지자 이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하듯 국회에는 형사 미성년자 기준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내리는 등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 중에 있다고 한다. 또 현행 소년법상 19세 미만 청소년은 아무리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최고형이 징역 20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어떤 강력사건에서는 범행을 주도한 한 10대보다 이를 도운 성인이 오히려 더 큰 형을 받는 모순이 생겨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력범죄 중 형사 미성년자인 14세 미만 청소년들의 비중도 해마다 증가추세다. 정부는 날로 증가하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도를 넘은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로 멍들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