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란 말의 의미는 사람이나 사물, 그리고 때(시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기다림 속에는 애간장이 타는 초조함이 내포되어 있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연극에 "풀이 자라는 동안에 말(馬)이 말라 죽는다"는 대사가 있다.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답고도 슬픈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부조리(불합리)다. 희망과 절망, 권태와 기대 등 설레 이는 희열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답답한 환멸이 있다. 서로 모순되는 인간의 기도 속에서 기다림의 꽃이 핀다고 한다. 사람의 명성은 그림자라 한다. 명성이 선행 할 때는 이름이 커지고 수행하면 작아진다. 양지를 걸을 적에는 우리에게 접근해도 그늘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버린다. 세월에 얹혀사는 인간의 생애는 하나의 `기다림`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무언인가를 기다린다. 배고프고 지루하고 겁이 날 때도 엄마를 기다린다. 엄마 없는 집은 빈 집이다. 김동환의 `강이 풀리면`의 시에도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배가 오며는 님도 탔겠지/님은 안 와도 편지야 탔겠지/오늘도 강가에 기다리다 가노라/님이 오시면 설움도 풀리겠지/동지 섣달에 얼었던 강물도/제 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오늘도 강가에서 기다리다 가노라. 간사한 마음과 변득스런 마음에 때문에 인간의 결단은 일시적인 경우가 생긴다. 노랫말 가사에, 오지 않는 사람 생각하면 무엇 하며 기다린들 무엇 하나 자신 있는 결심을 한다 해도 그리움의 한계는 끝없고 무한한 것이다. 심리학자의 견해로 모든 동물은 그리움을 지니고 있다 한다. 낳은 강아지가 팔렸을 때 어미개 온 밤을 울먹이며 새끼 찾기에 심장이 탄다고 한다. 시인 엘리엇은 `사랑이란 인간 혼의 가장 순수한 부분이 기다림과 그리움`이라 한다. `강구역`이란 시를 쓴 김인수시인은 한국문단의 권위 있는 중량급 작가로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추억의 모토(신념)가 더욱 감회스럽고 애절한 여운을 남긴다. 시원한 인품에 예의바른 산과 바다 같은 성글한 마음씨의 소유자다. 단호한 성격에 맞는 번데기로써 비단옷을 만드는 기교가 능숙하다. 서성이다/ 서둘러 치고 드는 풍경 하나/푸르게 바다냄새 풀어내던/땅 찔레 맞닿는 곳/가고 떠나고/아득한 그리움 이어지는/물기슭 따라/멀어져 가며/레일 하나 얹어 놓고/다시 기다리는 길/강구역 지나/문득/다시/내리고 싶은 시(時)는 삶의 상처에서 피는 꽃이요, 마음의 그림이며 인간사상의 장식이고 실행의 그림자다. 시인 김인수의 작품에서 최상의 자세(마음)가 훌륭하고, 행복한 기록과 생의 미련과 의미가 남긴 영원한 진리를 시의 맥락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시를 육성의 그림이며 펜은 마음의 혀라 한다. 어둔한 자의 마음은 입안에 있지만 시인의 입은 마음속에 있으며 기다림 속에는 그리움이 존재하는 까닭에 추억의 절반은 눈물이라 한다. 대목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깊은 진리를 간절하게 묘사한 아포리즘(금언)이다.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은 인간을 미화, 정화, 그리고 성화시키는 기능을 지닌다. 그래서 김인수시인의 문학은 국민적 유토피아(이상향)의 정서로 독자의 가슴을 휘감아 매료시키는 기품을 소유한 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