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는 다음달, 2천여 공무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직원들은 자신이 어느 부서 또는 승진자의 대상이 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관심사이다. 이번 인사는 시의회에 제출된 조직개편안에 따라 승진 폭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서기관 3명, 사무관 15명, 조직개편을 통해 늘어나는 부서 등을 합하면 공직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사무관 자리 20 여개 정도가 비게 된다. 게다가 아직까지 명퇴를 결심하지 못하고, 고민 중인 간부공무원을 합하면 5급 자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하영길 환경녹지국장이 퇴임하는 자리에 환경분야 공무원이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승계 할지, 아니면 다른 직렬이 꿰찰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게다가 서기관(시설, 토목)직렬의 이상달 도시안전국장, 허성두 지진대책국장, 이영두 교통건설사업본부장은 12월, 연말이면 한꺼번에 정년퇴직키로 돼있다. 이들은 공직기간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사명감으로 묵묵히 공직을 수행한 결과 서기관 자리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3명 모두는 복잡하고 다양한 시정에서 크고 작은 궂은일에도 거침없는 리더십에 선,후배 공무원으로부터 칭송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소중한 베테랑 들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동시다발로 퇴임하면 포항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사업들이 억지로 굴러갈 수 있다고 하나, 신임 서기관들의 경험 부족으로 자칫 표류할 수 도 있다. 팀장에서 사무관에 승진 하더라도 세밀한 업무 파악에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하물며 행정직도 아닌 기술직 간부 공무원들이 동시에 퇴임 한다면 시정업무에 빨간불이 켜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포항시는 물 흐르듯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후배들의 길 터주기 위한 자리마련의 차원이 아니라 행정의 공백을 막아야 한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진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52만 포항시민들의 운명이 걸려 있는 시정 발전이 우선 돼야 한다. 시정발전에는 연습이 없다. 변화와 도약을 갈망하는 포항시가 더 멀리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100년을 향한 고민 지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