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선 늠름한 경찰, 소외계층 아동들에겐 키다리 아저씨로 볼리는 경찰이 있다. 바로 대구지방경찰청 정보3계장 이정열 경정이 그 주인공이다. `정의 실현`을 가슴에 품고 경찰로써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경정은 그렇기에 언제나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맡은 일에 꼼꼼한 성격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매진하는 이유 역시 바로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정의 실현`이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합천군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6세가 되던 해 대구로 오게 된 그는 넉넉치 않은 가정형편에도 반에서 줄곧 1~2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었다. 어린시절부터 남다른 정의감에 법조인을 꿈꿨던 그는 고려대 법학과라는 뚜렷한 목적을 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펜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진로를 바꾼 것은 경찰대학을 소개하기 위해 모교를 찾은 선배들의 늠름한 모습이었다. 사회적 약자를 가장 가깝게 보듬어 줄 수 있는 직업이 경찰이란 것을 깨닫게 됐고 그러면서 그의 꿈도 자연스레 `법조인`에서 `경찰`로써 바뀌게 된 것이다. 이 경정은 "외삼촌께서 경찰대학을 권유하긴 했었지만 법조인이 꿈인 제게는 그리 와닿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경찰대를 다니던 선배들의 늠름한 모습과 경찰의 본분을 들었을 때는 생각이 완전히 바꼈다. 누구보다 사회적 약자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연히 경찰로써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경찰대는 `정의 실현`의 기반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과정이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경찰의 자긍심과 국가관이 더욱 두터워 졌다는 그는 자신이 맡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일선 경찰서 조사계서 몸담고 있을 당시에는 자신의 수사 여부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울린 피의자가 무혐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보다 완벽한 수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경정은 "기소로 송치한 사건들 중 무혐의가 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재고소를 통해 다시 사건을 조사하면 그제서야 놓친 부분이 보인다"면서 "소소한 부분을 놓쳐도 무혐의가 된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어떤 사건에도 더욱 세심하게 수사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경정은 범죄에 있어선 세심한 경찰이면서도 소외계층 아동들에겐 훈훈함을 전하는 후원자이기도 하다. 대구시경 정보3계장으로써 십수년간 새벽 6시30분 출근을 지키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나선다. 이 경정이 이 처럼 `키다리 아저씨`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유하지 않은 가정형편에도 불우한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크게 자리했다. 어머니의 선행을 보고 자라며 자신 역시 불우한 이웃에 측은지심이 생겨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된다는 이경정. 그는 15년 전인 2004년께 BBS라는 청소년단체에 월 5만 원씩을 1년간 기부를 하다 이후 아름다운 재단을 시작으로 10여년 전부터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에 월 1~2만 원씩 꾸준히 기부해 왔다. 더욱이 그는 잘 알지 못하는 세계 어린이 기부엔 나서면서도 정작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4~5년 전부턴 등불의 집(청소년복지단체), 청나래(청소년 자립 지원), 자원봉사능력개발원(사랑의집수리, 쪽방촌지원 등)에도 월 1만 원씩의 기부를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장기 역시도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2008년부터 장기기증운동본부에도 기부를 하면서 사망 후엔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서약까지 했다. 이 경정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청소년 범죄를 접하면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얼마의 돈을 쥐어주시던 어릴 적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제 무관심과 냉대가 불우한 청소년들의 증오심을 키우는 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잘 사는 것이 자랑이 아니듯 못 사는 것도 죄가 아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가난한 자의 불편을 덜 수 있다면 좋은 사회,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실천에 동참해 좀 더 따뜻한 사회,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