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한반도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1879~1910)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같은 해 3월 26일 뤼순(여순)감옥에서 순국했다. 유해는 인근 뤼순 감옥 옆 공동묘지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두 차례 유해 찾기 발굴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순국 후 안 의사의 두 동생 안정근과 안공근이 유해 인도를 요구했으나 일본은 거절했다고 한다.안 의사의 유해를 내줬다가는 사후에도 안 의사의 묘지가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로서 반일운동을 촉발하는 원동력이 될까 겁나서 그랬을 것이다. 안 의사는 순국전 "내가 죽거든 내 시체는 우리나라가 독립하기 전에는 반장(返葬)하지 말라,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을 추고 만세를 부를 것이다"는 유언을 남겼다. 대한민국은 독립 된지 65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 안 의사 유해를 조국으로 모시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안중근 의사가 순국 후 교도소 인근 지역의 기독교 묘지에 묻혔다고 보도한 러시아 신문기사가 국가기록원에 의해 발굴·공개됐다. 러시아 신문기사들은 안 의사 의거 다음 날인 10월 27일부터 순국 뒤인 4월 21일까지 안 의사와 관련 보도다. 러시아 신문기사는 아사히 신문 특파원의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안 의사의 유해는 사형집행 후 관에 넣어져 감옥의 작은 예배당으로 옮겨진 다음 암살에 가담한 3명의 동료에게 안 의사와 이별하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한다. 이후 관은 지역 기독교 묘지로 옮겨졌다고 적혀져 있다. 기존 공동묘지가 아닌 기독교 묘지라는 새로운 사실이 100년이 지나 새롭게 나온 것이다. 일본신문기사를 번역 보도한 러시안 신문에 따르면 안 의사는 사형선고 전날 재판에서 1시간에 걸쳐 거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안 의사는 "모든 조선인이 이토를 혐오하고 민족의 원수인 그를 하루 빨리 무대에서 몰아내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최후 진술을 했다. 신문은 "재판을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 같았다….그는 평상시처럼 먹고 잠을 잤으며 처음부터 마음을 굳게 먹고 참여한 것처럼 보였다. 그의 어머니는 가치있게 죽음을 맞이하라는 마지막 인사말을 전했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실었다. 안 의사는 조사과정 일본검찰에게도 이토의 죄상을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 1905년 11월에 한일협약 5개조를 체결한 일, 1907년 7월 한일신협약 7개조를 체결한 일, 양민을 살해한 일, 이권을 약탈한 일, 동양평화를 교란한 일 등 15가지로 제시하고 이토를 사살한 자신의 정당성을 밝혔다. 검거 후 안 의사의 시종일관 의연한 태도는 교도소 직원 등 일본 관헌들 조차 놀라게 했다. 안 의사 의거 후 검거에서부터 조사, 재판, 사형집행, 유해처리 등은 당시 일본이 도맡아 처리한 만큼 매장지를 비롯한 안 의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는 일본 정부에 가장 많은 기록이 남겨 있을 것으로 본다. 안 의사 유해가 어디에 정확히 묻혀 있는지도 일본 정부 문서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훈처는 한일강제합병 100년, 안 의사 순국 100년이 되던 지난 2010년 일본 정부에 대해 안 의사 유해발굴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했지만 일본은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일부에서는 안 의사의 유해가 중국내 다른 곳으로 은밀히 이장했거나 일본으로 가져갔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안 의사의 매장지와 관련 이번에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 만큼 정부는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 고국으로 안장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