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전초적 준비를 위해 남한과 북한을 하나로 잇는 동해안의 발표 음식 지도를 따라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남북한 공통 발효 전례음식을 채록해야 한다" 포항에서 전례음식과 전통발효 음식을 연구하고 있는 전남도립대 신나희 식품생명과학과 겸임교수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되면서 통일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첫 걸음은 경제·문화 교류로 이중에서도 역사의 전통으로 이어져온 음식문화 교류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신 교수에 따르면 남북한 공통 발효 전례음식으로는 수산발효음식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중에서도 수산물마다 맛과 영양이 달라지는 밥식해가 대표적인데 문제는 북한에 대한 발효식품 정보가 전무하면서 더 많은 곳에서 만들어졌던 수산발효음식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사라질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도에선 명태, 가자미, 도루묵, 문어 등의 어종에 따라 식해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자미는 비목어, 회저라 불렸으며 많이 잡히는 지역은 `첩역`이라 불렸다. 명태는 식해와 젓을 담궈 삭힌 뒤 반찬으로 먹었으며, 그 뒷맛이 달고 새콤하면서 개운하기까지 해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에서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식해를 담근다. 조와 무, 파, 통마늘 등 야채와 여러 흰살의 생선들을 기호에 따라 엿기름, 고춧가루를 버무려서 식해를 만들었다. 특히 조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과 이중발효를 통해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영덕을 중심으로 통해 끝자락까지는 맵쌀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눠진다. 한편 밥식해는 귀한 손님이 오거나 결혼식, 잔치음식으로 만들어졌다. 제사 때는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흰밥 식해를 올리기도 했다. 생선을 손질하는 방법과 어종의 선택, 계절별마다 만드는 때까지 집집마다 밥식해를 담그는 방법이 다르다. 신 교수는 "요즘은 지역 전통의 맛 보다는 식당의 음식문화가 우리에게 더 가깝다. 똑같은 장맛과 점점 달아지는 맛에 익숙해져 정말 귀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북한 수산발효식품의 채록을 통해 남북을 아우르는 진정한 우리 조국의 음식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