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紂王)은 은나라의 제31대 왕이며, 주(紂) 혹은 주신, 제신 등으로 불러지는 은나라의 마지막 군주이다. 서백후 희창을 납치하여 감금하였다. 희창이 죽자 그의 아들인 희발(서주 무왕)이 주왕을 보복하기 위해 강태공 등의 부하들을 동원하여 반란을 일으켜서 맹진에서 주왕과 대치하여 싸웠다. 이 전투에서 패배하고 말았으나 목야에서 두 번째 전투를 하여 주왕을 패배시키고 은의 도읍으로 진격하였지만 주왕을 체포할 수 없었다. 희대의 폭군으로 불려지고 있는 주왕은 달기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고, 성격이 난폭하여 간언하는 사람을 살해하였으며, 호화궁궐을 지어서 술로 호수를 만드는 등 국가예산을 낭비하였고 한다. 사람을 숯불에 태워 죽이는 포락지형을 제정하여 원성을 샀다고 한다. 주왕은 달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며 총애하였기 때문에 달기는 강 황후의 질투를 받아 사이가 나빴다. 어느 날 자객 강환이 주왕을 습격한 사건이 생겼을 때, 달기는 이를 강 황후에게 덮어 씌웠다고 한다. 자백을 받기 위해 눈을 파내는 등 악행을 저질러 결국 강 황후는 죽게 되었다. 과대한 세금을 거두어 녹대(鹿臺)에 전(錢)을 가득 채우고 거교(鉅橋)에는 곡식을 가득 채운 채, 사냥개와 말, 진기한 물품들로 궁실을 가득 채웠다. 사구(沙丘)의 원대(苑臺)를 넓혀서 들짐승과 날짐승을 모아 그 안에 풀어 길렀으며, 술을 채운 연못에 고기를 걸어둔 주지육림을 만들어서 음탕한 밤을 보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에게는 기름을 칠한 구리기둥 아래 불을 피운 뒤, 그 위를 걷게 하는 포락 이라는 형을 집행하면서 웃고 즐기거나 돈분이라는 형을 만들어 구덩이에 독사와 전갈을 집어넣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겼다는 것이다. 재상 비간(比干)이 "선왕(先王)의 전법(典法)을 따르지 않고 아녀자의 말만 따르시니 재앙이 가까울 날이 머지않았습니다"라고 간언하자, 달기가 주왕에게 "성인(聖人)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고 답하면서 주왕을 부추겨 비간의 심장을 도려내서 감상하였다고 전해오고 있다. 주왕이 자살한 뒤, 달기도 무왕에 의해 참수되어 목이 작은 백기(白旗)에 걸렸고, "주왕을 망친 것은 이 여자다"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한비자는 주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은나라 주왕이 값비싼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었다. 천하를 소유한 임금이니 상아 젓가락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호사를 누릴 만도 하였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기자(箕子)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아로 만든 저(箸)로 음식을 먹으려면 상아 젓가락에 맞는 수준의 찬이 마련되어야 하니, 산해진미가 그득한 진수성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진수성찬은 일반적인 질그릇에 담을 수 없으니 금 쟁반과 옥그릇에 담아야 할 것이고, 고급식상에 앉아 식사를 하려면 평범한 옷차림으로 할 수 없으니 비싼 비단 옷을 입어야 할 것이다. 고가의 옷을 입은 사람은 누추한 집에 살 수 없으니 고대광실을 짓게 되고, 고대광실에 사는 황제는 초라한 궁궐을 헐어 새로운 궁궐을 짓게 되니,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이 동원 되고 세금을 더 많이 거둬야 하므로 국민들은 도탄에 빠지고 국가 재정운영이 어려워져서 결국 국력이 쇠약해 질 것이다. 그래서 불행은 불행의 얼굴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한비자는 가르치고 있다. 행복은 보람 있는 일을 성취한 사람에게 오는 소중한 선물이라 하니, 위정자들은 `보람 있는 정사(政事)`를 펴려고 법안을 패스트 트랙으로 어렵게 상정 하였으나, 가도를 채우는 함성이 깃발에 휘날리며 시끄러운 세상이 되고 있어서, 국민은 무엇이 소중한 선물인지 참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소박한 민생에게 불행이 불행의 얼굴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