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식물의 밑동으로서 땅 속에 묻힌 부분으로 수분, 양분을 빨아 올려 성장작용을 하는 본체에 속한다. 그리고 무엇에 박히어 있는 물건의 일부를 말하기도 하고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말한다. 　예를 들면 습관의 뿌리, 악의 뿌리, 또는 전통에 뿌리를 박다는 말에 쓰인다. 　사람을 두고 하는 말에는 `뿌리가 없는 집안`이란 말을 하므로 자라온 환경과 경력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족속의 계통과 혈통에 관하여 기록한 책을 족보라 한다. 한 가문의 계보 또는 가보라고도 하며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혈연관계를 도표식으로 나타 낸 것이다. 　조상을 존경하고 종족의 단결을 뜻하며 후손으로 하여금 촌수의 멀고 가까움에 관계치 않고 화목의 풍(풍속)을 이루게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본시 족보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대로 고관들이 배출됨에 따라 문별과 가문을 존중하는 사상이 높아져 기록하는 문헌이 생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동지방의 권씨 집안에서 가첩으로 기록된 것이 최초라 한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사가 제작한 `뿌리`라는 영화가 상연된 이후 씨족마다 뿌리 찾기에 가속마다 나서게 된 것이 1960년대라 한다. 　바로 이것은 근본(根本)찾기로 그 용어의 본 뜻은 초목의 뿌리를 말하며 사물이 생기는 본 바탕인 기초이다. 　사람을 두고 말하는 근본이란 자라온 가풍과 전통 그리고 혈연관계를 말한다. 　씨족사회에서 전력을 내세워 가문을 자랑하고 조상을 숭상하면서 절대로 명예를 더럽히는 일은 전적으로 반대하는 사상이 철저 했다. 모양이 바른데 그림자가 비뚤어 질 수는 없다는 말씀을 언제나 고수 해 왔다. 　우리의 역사도 유구한 전통문화를 지극히 수익하면서 나라를 지켜온 민족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재물은 백성의 마음인데 그 마음이 상하면 근본이 또한 상하는 것으로 생활의 정신으로 살아 온 겨레다. 　세종대왕의 `용비어천가`에도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이고 꽃 좋고 여름이 좋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도 그치지 않고 바다로 흐른다고 한다. 　사물에는 본말이 있는 것처럼 뿌리가 굳세게 서면 끝도 안전한 법이라, 만사는 뿌리를 단단히 하라는 것이다. 뿌리는 갖추어져 있다. 행동이 아니고 정신이다. 　그런 까닭에 뿌리에는 어둠과 고통이 있기에 흙 위에서는 꽃이 광명과 평화를 누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꽃병의 꽃은 뿌리가 없기 때문에 금시 피고 금방 시든다. 　속담에 뿌리 없는 나무에 잎이 피겠는가. 원인이 없이는 결과가 있을 수 없다는 말의 의미다. 　같은 씨앗이라도 실내에서 기르는 콩나물은 오래가야 일주일이면 끝이 난다. 그러나 그 콩을 밭에 심으면 오랜 시간 바람, 햇볕, 가뭄 등 모진 풍파를 이겨내면 열매를 맺고, 콩나물은 아무리 물주고 길러도 꽃이 없고 열매가 없는 까닭은 뿌리의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 　똑바로 선 나무도 굽은 뿌리는 가지고 있다는 것 - 새삼스럽다. 　뿌리 찾기 운동은 인간만이 갖추어야 할 가계(家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