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두 엔진인 포항과 구미경제가 식어가고 있다. 　포항의 철강,구미의 전자산업은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의 경제발전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포철을 중심으로 한 포항철강공단은 중국을 비롯한 수입 철강제품 범람으로 인한 공급과잉에 조선업 침체와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인해 철강 수요가 줄면서 장기 불황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반 덤핑 관세 등 수입규제가 극심해지면서 해외수출마저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안팎 곱사등 같은 처지에 빠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단 업체들중에는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직원을 줄이며 버티거나 아예 공장문을 닫은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 채용은 포스코 등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곤 엄두도 못낼 상황이다. 　포스코가 기침을 하면 포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포항경기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다. 　수년간 이어진 철강경기 침체로 포항 도심을 비롯한 곳곳에는 문 닫는 상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모두가 힘들다고 하던 IMF때도 포스코가 버티면서 포항은 IMF를 잘 이겨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입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모두가 씀씀이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다 보니 경기가 정말 말이 아니다.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포항뿐만 아니라 구미도 최악이라고 한다. 한때 대한민국 전자제품 수출을 책임졌던 구미산단은 공장가동률이 55%선에 그치고 10만명이 넘던 근로자수도 갈수록 줄어 9만명 선이 무너졌다고 한다. 더욱이 구미산단 입주업체의 88% 정도를 차지하는 근로자 50인 미만 업체의 가동률은 이보다 더해 40%가 안된다고 한다. 　2013년 367억달러이던 수출실적은 해마다 하락, 지난해에는 259억달러로 떨어졌다. 　무려 100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이다. 기업체 관계자들은 구미산단 조성 50년만에 가장 혹독한 불황이라고 아우성이다. 　구미의 불황은 구미전자산업의 양축인 삼성전자와 LG계열사 생산 물량이 베트남,중국 등 해외와 수도권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삼성·LG와 관련된 1, 2차협력업체들도 연쇄적으로 대거 동반 이탈하면서 구미경제는 악화일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포항의 철강산업과 구미전자산업의 침체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갖고 지난달 29일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경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인 과학기술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유 장관에게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인 홀로그램기술개발사업의 통과를 주문했다. 이어 가상증강현실(VR·AR)제작지원센터의 구미유치와 함께 포스텍등 연구개발이 밀집한 포항에는 강소연구개발특구가 다음달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이철우 지사는 "미래먹거리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늦다. 기존 주력산업인 전자와 철강산업을 뛰어넘어 4차산업 중심의 포스트 전자와 철강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대통령 지역공약사업인 상생혁신 철강생태계 육성사업이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조속히 예타사업에 선정해 줄 것도 덧붙였다. 　정부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힘든 대구·경북의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자체의 지원요구에 적극 화답해야한다. 　포스트 철강과 전자산업을 대체할 미래먹거리 산업에 대한 경북도의 선제적 요청이 결실을 맺어, 대구·경북 경제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