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과학자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던진 질문이다. "아인슈타인이 현재의 나 보다 더 많은 물리학에 대한 지식, 찰스 다윈이 더 많은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있었을까?" 많이 알고 있다는 것보다는 새로운 사고와 방법으로 현상을 보는 접근법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아인슈타인과 다윈이 새로운 발견을 하였고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정부는 2018-2022년, 5년간 도시재생뉴딜사업에 50조 원을 투입하여 쇠퇴해가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왜 그 많은 투자를 하고자 하는가? OECD에서는 주거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이르기까지 11개 지표로 삶의 질을 측정하고 있다. 2017년 36개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꼴찌를 차지하는 부분이 공동체이다. 이는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줄 사람(가족 제외)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측정된다. 공동체가 취약하다는 것은 우리는 어려울 때 기댈 곳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으며, 사회적 자본의 낮은 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몇 년 전 6월, 4박 5일간 중국 남서부 지역, 운남성에 위치한 여강과 곤명을 다녀왔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3개의 문화유산이 있는 운남은 최근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강의 차마고도가 이어지는 영승촌에서 바라본 금사강의 항토물과 아름다운 협곡은 행복감을 느끼게 했다. 운남성은 보이차로 유명하다. 여강에서 이어지는 그 험난한 차마고도를 따라 티벳의 나사까지 약 2,600km, 보이차를 말과 야크에 가득 싣고, 6여개월 동안 차마고도를 따라 운송하여 나사에서 소금과 교환하고 되돌아오면 몇 년 간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부는 생산과 교환의 가치가 더해진 것이다. 운남에서 재배하여 생산한 보이차는 먼 여정을 통해 나사까지의 수송을 통해 교환의 가치로 환산되어 몇 배의 부로 되돌아오기에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해 왔다. 호랑이가 협곡의 바위를 딛고 건넜다는 호도협의 물살은 거세고 장관이었다. 영승촌의 아낙네들은 활기차고 매우 긍정적이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날 오후 늦게 도착한 여강 고성의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수로를 따라 생동감 넘치는 도심을 걸었다. 여강 고성의 야경이 일품이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내국인들이었고 외국 여행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곤명과 여강은 내국인 관광객들을 소화해 내기도 쉽지 않을 정도였고, 아직 외국인을 위한 안내나 표지판은 부족한 편이었다. 아마 내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기에 그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은 듯했다. 　무엇보다도 내게 감명을 준 것은 여강에서 하루 세 번 펼쳐지는 장예모의 인상공연이었다. 혁신은 새로운 사고에서 출발한다. 극장을 설계하고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그 후에 극장을 설계한다. 그는 위대한 기획가이다. 여강의 나씨족, 500여 명이 출연하고, 나씨족의 역사 속에서의 삶을 그렸다. 2,300석의 공연장, 입장료는 40불이다. 어려운 묘기쇼는 없다. 동작은 단순하고, 물로 연무를 뿜어내는 것, 대형 스크린이 무대장치의 전부이다. 그러나 그 단순함으로 함께 연출하는 협동과 음악이 주는 감동은 대단하다. 공연장의 위치도 중요한다. 멀리 옥룡설산(5,596m)이 보인다.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그 모습이 드러난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취지는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지역경제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의 삶이 좀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인데, 그 큰 흐름은 여전히 재개발의 연장과 개선에 지나지 않는다.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에 치중해 있고, 도시재생이라는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보다는 하드웨어로써의 그릇을 설계하는데 치중해 있다. 패러다임적 전환 없이는 그 취지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도시재생을 위한 하드웨어적 그릇을 만들기에 앞서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기획하여 설계하는 장예묘의 인상쇼와 같은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심사와 평가 등에서의 위원구성에서 예산과 실무에 이르기까지의 새로운 도시재생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도시창생으로 거듭날 수 있다.